가을과 열매 / 제갈유태

2016. 10. 8. 09:51카테고리 없음

  가을과 열매

                 제갈유태


가을엔 감나무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게 하시고
속 다 볼 것 같은 하늘로 

  마음을 서늘하게 하신다.

책망받은 무화과*처럼 

  겉만 무성하고 속은 없지
거죽만 보이는 거울 보며 

  봄여름 흘려보냈으니

햇볕 받은 값 찾으시는 때

  빈손으로 하늘 어찌 볼꼬.


* 마태복음 21장

 19 길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잎사귀밖에 

    아무것도 얻지 못하시고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

    토록 네게 열매가 맺지 못하리라 하시니 무화과나무가 곧 

    마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