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아니하실지라도

2005. 7. 10. 21:09카테고리 없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지금까지 지내 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 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몸도 맘도 연약하나 새 힘 받아 살았네 물 붓듯이 부으시는 주의 은혜 족하다.

 

460 장은 내가 가장 즐겨 부르는 찬송이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주님의 은혜로 형통함을 누리며 살다가 훗날 무거운 짐 벗을 날, 아버지의 품안에서 영원토록 살리라는 이 노래는 어쩌면 가사가 그토록 은혜스러운지 ?

몸도 맘도 연약하나 새 힘 받아 살았다고 고백하는 시인의 신앙 고백이 부를수록 공감이 가서 쉬임없이 부르고 싶은 찬송이다.

 

생각하면 나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예수를 믿어 구원 얻도록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그

동안 살면서 어려움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헤쳐 나올 수 있도록 힘주시고 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교회에 출석하며 제 각기 맡은 일을 감당하며 살도록 건강 주시니 참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감사할 따름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 우리는 화장품 대리점을 하다가 실패를 하고 빚을 갚느라 많은 고생의 나날을 보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세월 중에도 하나님의 따스한 눈길이 떠나지 않고 간섭하셨던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땐가, 나는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구역장 집사님에게 찾아가서 사정을 말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필요한 금액을 이야기 했더니 그 집사님은 딱 그 액수만큼의 돈이 수중에 있다고 하시면서 “ 하나님께서 제갈선생을 많이 사랑하시나 봐.... ” 하시며 수중에 마침 여유 돈이

있는데 액수까지 맞으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겠느냐며 선뜻 빌려 주셨다.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 집사님은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케 하신 돈이라 말씀하시어서 믿음이 부족했던 나는 그날 돈도 빌리고 정말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위로를 적지 않게 받게 되었다.

“제갈선생을 하나님께서 많이 사랑하시나봐 ..... ” 하는 그 집사님의 말 한 마디가 나를 얼마나 힘나게 했던지...

 

어느 해 여름, 자동세차장 도크에서 세차를 하는 동안 잠시 졸았는데 세차를 마치고

시동을 거는 순간 갑자기 차가 앞으로 돌진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아도 듣지 않고 계속 차가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바람에 20 여 미터나 통제 불능의 차를 운전했던 적이 있었다. 도크를 빠져 나오면 바로 사람과 차들이 다니는 소방도로로 이어지고 급히 좌회전을 하면 곧 횡단보도였던 그 20 여 미터의 길에 만약 그 순간 사람이나 차가 있었다면 분명 사고가 날 수 밖에 없었지만 천만 다행으로 아무도 지나지 않아서 화를 면했었다.

 

“ 오 , 주여 ~! ” 순간 부르짖는 그 외침에 하나님께서 즉각 나를 도우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지며 오싹 몸이 떨린다.

 

이처럼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살아 온 것과 같이 우리 아이들도 하나님의 사랑을 너무도 많이 받고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믿음이는 우리 내외가 결혼한지 만 4년 만에 낳은 아이다.

그 때 우리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세 가정 중의 한 가정으로 온 교회 성도들의 기도 대상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세 쌍의 신혼 가정에 아기가 몇 년이나 없었으니 온 교인들이 걱정을 하게 되었고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는 믿음이를 주셨지만, 다른 두 가정에는 끝내 아이를 주시지 않아 결국 아이를 데려다 키우게 되었다 .

 

오래 기다리다 얻은 탓에 믿음이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일가친척들과 교회 성도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으며 관심 속에 자랐다.

믿음이는 낳을 때 몸무게가 4.7Kg 이였다.

갓난아기의 다리통이 얼마나 굵었는지 모른다. 통통한 녀석이 잘 웃으며 혀를 쏙 내밀고 맑은 침을 입술에 물고 있으면 모두

귀엽다곤 안나주곤 했다.

녀석을 주일이면 서로 안아 보겠다고 뺏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다.

 

믿음이가 성장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학교 측의 서울대 응시 권유를 뿌리치고 경북대 의대에 응시하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며 인턴 과정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근무하게 된 것도 하나님의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 주신 하나님이심을 믿고 있다.

 

믿음이에게는 하나님께서 美聲을 주셨다.

결혼 축가를 부를 때나 한 번씩 특송을 할 때 믿음이의 노래를 듣노라면 감미로운 그 음색이 얼마나 탐이 나는지 모른다.

틈나는 대로 성악 공부를 하여 소망이의 반주에 맞추어 의사 성악가로 독창회라도 열면 싶은 바램으로 나는 기도하고 때를 기다린다.

 

소망이도 지난5월에 음협해외파견콩쿨에 대상을 받고 병역혜택을 입어 해외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내일이면 미국, 캐나다로 서울대 찬양선교단의 지휘자로 순회찬양여행을 떠나게 된다.

올 여름 해외 연주일정을 보면 하나님께서 소망이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짐작이 간다.

 

첫 번째 여행은 7월11일 출국하여 미국으로 가서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벤쿠버의 주요 교회를 방문하여 찬양을 하게 되는데 약 18일간의 순회 찬양을 마치고 7월 29일 귀국하면 곧 이어 서울대학교에서 보내주는 순회 연주 여행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떠나게 된다.

8월10일 다시 출국하여 LA, 미네소타 , 필라델피아, 뉴욕, 워싱턴, 토론토

애틀란타의 순회 연주를 끝으로 하여 8월 25일 각자 헤어져 소망이는 독일로 향하게 된다.

 

학교에서 일체의 경비를 부담하는 이 연주 여행은 찬양선교단이 갔던 도시와는 한 도시도

중복이 되지 않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질뿐더러 학교 측에서 소망이에게 독일행 

티켓을 끊어 준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독일에 도착하면 9월3일까지 베르린 음대 헬비히 교수의 하기음악켐프에 참가 하게 된다.

헬비히 교수의 눈에 들었다는 것부터가 여간 좋은 조짐이 아닐 수 없다.

 

이 음악켐프가 끝나면 9월 12일까지 다시 금호재단에서 주최하는 짤스부르크 연주회에 참가하게 된다.

짤스 부르크 음악회 역시 금호재단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하여 준다고 한다.

서울대에서 , 또 금호재단에서 그 많은 서울태생 아이들을 제쳐두고 제 부모가 지방에서

전연 나타나지도 않고 있는 한 아이를 뽑은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소망이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소망이의 메니져이신양 모든 일정을 정확하게 준비해 놓으셨다.

각기 다른 기관에서 소망이를 부르는데도 그 일정이 하루도 중복되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일들을 간섭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내가 은근히 바라며 기도하는 것은 믿음이가 올 가을 결혼을 하고 때가 좀 지나 우리에게 손자를 턱 안겨 주고 3년의 군대생활을 잘 마친 후에는 서울 아산 병원이나 서울의 좋은 병원에 레지던트 과정을 하면 새아기도 휴직을 하고 서울에 올라가서 함께 살아보도록 해 주고 싶은 것이다.

 

소망이에 대한 바램은 이번 음악켐프에서 헬비히 교수에게 재능을 인정받았으면 하는 것이다.

꼭 가야할 유학이라면 독일 쪽이 유학경비가 훨씬 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비히 교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세계로 더 빨리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헬비히 교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감히 꿈에도 생각 못한다고 전화로 알려주던 소망이

에게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시는가를 보고 싶다.

 

설령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나는 지금까지 받은 은혜만으로도 남은 평생을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하며 살 것이다.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욕심입니다.

 

믿음이에게, 소망이에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오! 주님 제게 베푸신 은혜가 족하나이다. 아니, 분에 넘치나이다.

오! 나의 주님이십니다. 하고 고백하리라.

 

2005, 07, 11 주일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