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을 향하여 [17] -배신자 편-
본향을 향하여 [17] 아내는 늘 잘 참고 이해해주는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나는 가끔 공연한 일로 아내에게 역정을 내곤했다. 어느 날 밤늦게 집에 들어와 보니 쪽 마루 끝에 쌀 한 가마니가 놓여 있었다. "이것이 무엇이요 왠 쌀가마니요?" "어느 분이 쌀가마를 지고 와서 내려놓으면서 이 명함을 두고 갔어요." "이러한 것을 받지 말라고 수차 말을 하였는데 도 또 받아요?" "아무리 안 받겠다고 해도 심부름 온 것이라 어쩔수 없다면서 두고 가는 걸 어쩌겠어요" "당신이 받았으니 머리로 여다 주던지 저다 주던지 내일 아침에 가져다 줘요!" "그것을 내가 어떻게 여다 줘요?" "못 여다 줄걸 왜 받아요? 하여튼 내일 갖다 주어요." 사실 아내도 어쩔수 없이 받은 것이란걸 알면서도..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