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리스트앙상블 26회 정기 연주회 감상

2009. 12. 31. 08:44제갈소망 연주

 


오후 3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소망이는 눈이 와서 교통이 불편하고 추우니 '안오시는게 좋겠다' 고 했지만 다른 볼 일도

있고 쏠리스트앙상블의 합창을 듣고 싶어서 연말 바쁜 일들이 있지만 제쳐두고 나섰다.


서울역을 빠져 나오니 밖은 눈이 조금씩 나리고 있었다.

몇 사람한테 물어 보았더니 402번 시내버스를 타란다.

전철이 엄청 붐빌거라며 시내버스를 권한 사람 말을 듣고 시내버스를 탔더니

군인공제회관까지 1시간20분이나 걸린다.

전철을 탈걸... 약간 후회스러웠지만 세 밑의 서울 구경을 버스에 앉아서 하게 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볼 일을 마치고 예술의 전당으로 가서 표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넓은 콘서트홀이 80% 가량 채워지고 시간이 되자 단원중 한 사람이 (정승일) 나와서 인사를 하고 연주가 시작되었다.

성악교수들로 구성된 '남성 쏠리스트 앙상블'의 소리는 두 번째 듣는다.

2007년 12월29일 (토) 제24회 연주회 때 오세종 선생님이 지휘를 하고 소망이가 반주를 했을 때 처음 듣고 2년 만에 다시 듣는 셈이다.


오늘 연주 순서는 <우정의 노래>로 첫 무대를 열고 성가곡 <Gloria in Excelsis Deo>, <You Rasie Me Up>, <저 성벽을 향해>

세 곡에 이어서 '먼저 가신님들을 그리워하며' 무대에서는 <백학>, <친구>, <그대 떠난 빈들에 서서>를 연주했다.

 함께 무대에 섰던 고 오현명, 진용섭, 송계묵, 조인원, 이단열, 강영중, 심상용, 전평화, 윤치호 제씨는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남은 후배 단원들이 선배들을 그리워하며 노래를 불렀고 저무는 2009년을 보내는 청중들은 단원들의 열창에 오래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찬조 출연으로 이수연, 김현지, 안도윤씨와 또 한 사람 선생님인 듯 한 사람이 나와서 하프연주로 <Vienna Woods>, <Nachtmusik Serenade>를

들려주었다. 

하프는 언제봐도 자태가 아름다운 악기다. 음색도 피아노보다 듣기가 편하다.

 

이어서 2부 '추억의 멜로디' 무대에서는 J.Leyden의 <그대 곁으로>, 조우현 편곡의 <한계령>, 역시 조우현 편곡의 < 추억의 우리노래> 가 연주 되었다.

우렁찬 목소리로 부르짖듯 쏟아내는 강한 포르테에서는 남성 특유의 폭포와 같은 후련하고 시원스런 소리가 멋이 있어 좋았고 ,  여린 피아니시모에서는 감탄할만한 고운 소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가 희끗 희끗한 노 교수들... 이미 은퇴한지가 한참이나 되었을 듯한 사람들의 몸에서 어떻게 저런 좋은 소리가 나오는지 ....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그치지 않고 한참이나 이어졌다.

특히 , 인상 깊었던 것은 '한계령' 합창중 어떤 분이 곡중 솔로를 했는데 어찌나 잘하시며 아름다운 목소리였던지 ...청중들도 환호를 했고, 

나도 힘차게 박수를 보내주었다.

 

켐코더로 마음 놓고 찍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한국 제일의 합창단 소리를 들은 것만으로 족하게 여기고 휴식 시간에 밖으로 나왔다.

소망이를 만나 짧게 칭찬을 해주고 서둘러 서울역으로 향했다.

막차를 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급히 갔지만, KTX 표는 매진되고 없었다.


그래, 오늘 같은 날 새마을호 안에서 새 날을 맞는 것도 낭만적이지... 

                     2009, 12, 29




 

 

 

 

 

 

 

 

 

 

 

 


 

 

 

 

                        2009년12월29일 밤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