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을 향하여[10]
본향을 향하여[10] 칠월 이십삼일 오후 다섯 시경 덕소에 있는 내무소원이 싸이카 오토바이를 타고 와 저녁 아홉시까지 덕소 내무분소로 나오라고 엄명을 내렸다. 강선봉이도 나온다고 했다. 왜 하필 밤에 나오라고 하는 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할머니도 매우 불안해하시는 눈치셨다. "몸조심해서 갔다 오너라. 기도하는 맘으로 갔다오너라." 할머니 말씀이 아니더라도 매사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던 터였다. 마을 앞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윗말에서 강선봉이가 내려오는 게 보였다. 강선봉이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불안한 표정이었다. 나도 불안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삼십리길을 걸어가는 발걸음이 더 할 수 없이 무거웠다. 밤 열시가 지나서야 내무분소에 도착하였다. 내무서원이 내 신원을 확인하더니 이유불문하고 ..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