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을 향하여[2]
본향을 향하여[2] - 첫 부임지 1940년 3월 8일 나는 경성상업실천학교를 졸업하였다. 졸업 후 처음 얻은 직장이 동두천조합이었다. 내가 맡은 일은 식산계의 산업육성지도였다. 오전엔 내무업무를 보고 오후엔 대부 신청자들의 재산현황과 토지명기장, 등기부 열람 등을 위해 면과 등기소를 바쁘게 돌아다녔다. 이 때 나는 작은 방 하나를 얻어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외로운 처지일수록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자고 여겨 동두천 감리교회에 적을 두고 내 집처럼 들락거렸다. 외롭고 허전할 때가 많았지만 신앙생활도 그렇고 직장생활도 그렇고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조합에 근무한지 꼭 오십 일 되는 날 고향에서 아버지가 올라오셨다. 아버지는 나를 매우 대견하게 여기시는 눈치였다. 어렸을 때 온갖 병치레로 사람구실도 못할 ..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