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홀로서기를 할 때 부모 가슴은 아려오는 모양입니다.
딸자식 곱게 기르다가 시집 보낼 때의 부모 심정을 딸을 시집 보내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만 이번에 소망이에게 자취방을 얻어 주고 혼자 살 수 있도록 준비를 해 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그 심정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3년 전, 평창동 예고 옆에 하숙을 시킬 때, 하숙방에 옷이며 책상을 들여놓고 대구로 내려 올 때도 마음이 영 허전하고 안되었더니 봉천동에 원룸을 세 얻어서 밥솥이며 밥그릇, 도마, 대야, 이부자리등 생활도구들을 장만해 주고 오면서 느꼈던 그 기분, 가슴속에서 싸하게 번지던 아릿함은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내가 먼저 내려오고 아내가 하루 더 머물러 있다가 내려 왔는데, 아내가 내려와서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또 한번 마음을 후비고... 밥하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솥에다 쌀을 씻..
200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