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버지

2009. 2. 13. 09:25칼럼

(이 글은 아버지 학교 숙제 할 때 쓴 글이며, 신앙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편지를 읽을 수는 없겠지요.... 쓰라고 해서 아버지께 실제 쓰는 것처럼  몰입해서 써봤습니다.
 그리운 것은 사실이고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신지가 벌써 27년이 되었습니다.

 

고생만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 , 내가 입대하여 50 사단에서 신병 훈련 중일 때 와룡산으로 교육 나가는 길에 그 곳에 갑자기 나타나신 아버지를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요.

그 먼 곳 까지 자식이 보고 싶어 찾아오셨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버지의 자식 사랑에 지금도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행군 행렬에서 빠져나와 면회(?)가 5초도 지체할 수 없는 짧은 시간 뿐이었지만 아버지가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아들을 군에 보내 놓고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그 곳까지 물어물어 찾아 오셨나요.


술을 많이 드셔서 때론 가족들을 힘들게 하시고 , 술을 드신 날이면 어머니를 못살게 구시던 아버지가 그 때는 미웠지만 오늘은 그립습니다.

이 땅에서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

제가  때로 아버지를 미워했던 걸 용서해 주세요.

술드시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싫어했던 자식을 용서해 주십시오.

술드신 날 아예 대화를 하지 않으려했던 불효 자식을 용서해 주십시오.

 

우리 5남내를 키우시느라 밤 늦도록 고생하시며 가난한 살림에 얼마나 힘드셨을까 내가 자식을 키워보면서 비로소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보고 싶으시면 아들이 다니던 교회의 빈 자리를 아버지가 채워주이소.‘

입대하면서 부탁하고 갔던 말을 들어주시러 비산동에서 대현동 교회까지 걸어서 다니셨던 아버지...

교회 문을 나서자마자 참았던 담배를 피워 물어시더라는 말을 나중에 전해 들으면서 얼마나 아버지가 고마웠는지 모른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예수를 믿어도 나는 예수를 믿지 않는다고 장담하시던 아버지 아니었습니까?

조상들에게 밥 한 술 떠 놓는 제사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에 그런 말씀을 하셨으리라 이해하면서 구원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하나님께 기도하면 반드시 우리 아버지 구원해 주시리라 믿었지요.


마지막 숨 거두실 때 내 가슴에 안겨서 기도를 따라하며 조용히 천국에 가신 아버지,

숨이 멎은 얼굴이 어찌 그리 편안해 보였던지 돌아가신 후에 얼굴이 더 환해 졌다는 고승혁 목사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아버지 ,

믿음이가 어릴  때, 어린 믿음이의 재롱을 보시며

“ 아이구, 우리 집 대통령...” 하시던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믿음이가 아들 둘을 내게 낳아 주었답니다.

 

이제 그 말씀 나도 실감 한답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이제 가난도 벗었고, 아이들도 잘 컸고 온 가족이 좋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일흔 아홉이 됩니다.

요즘 기력이 없으시고, 식욕도 많이 떨어지신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가는 길, 어머니도 천국 아버지 계신 곳으로 곧 가시겠지요.

저도 어머니를 따라 하늘 나라 가면 그 때 아버지 품에 안겨보고 싶습니다.

 

 

아! 아버지,

보고싶은 나의 아버지...

 

2009, 02, 12 아버지의 아들 유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