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합창축제에 다녀와서

2015. 10. 16. 23:59음악회

 

2015년10월16일 저녁 7시30분, <대구세계합창축제>를 보기 위해 시민회관에 갔다.

축제 나흘 째인 오늘은 전석초대라서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객석은 아직 반이 비어 있었다.

맨 뒷쪽 자리에 앉아서 팜프렛을 보며  잠시 기다리자 장내 아나운서가 나와서 첫 번 째 입장할 합창단을 소개했다.

멘트에 이어서 광주 여성단체 협의회 합창단이 박수를 받으며 나왔다.  박수 소리가 미지근했다. 손바닥이 닳기라도 하는 듯 아끼고서...

나는  마지막 단원이 제 자리에 설 때까지 박수를 보내 주었다.

 

광주 여성단체 협의회 합창단은 대체로 나이가 50~65세 쯤 되는 합창단이었다.

남자 지휘자가 나와서 지휘를 하는데 합창단 소리는 평범했다.

연주중 솔리스트가 나와서 코러스 전에 솔로를 조금하고 들어가고 코러스를 한 후 두 번 째 솔리스트가 나와서 솔로를 할 때 

소리가 약해서 잘 들리지 않았고 피아노 반주 소리가 커서 솔리스트의 소리가 묻히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이고 소위 젊은 피들을 수혈해야 할 것 같았다.

멀리서 와서 행사에 참여한 팀이었기에 전부 퇴장할 때까지 박수를 보내 주었다.

 

두 번 째 팀은 중국 청두대학 합창단이었다. 대학생이라고 보기에는 체구가 전반적으로 작았고 합창을 잘 만들었다고는 할 수 없겠고 알록 달록한

의상과 현란한 치마 퍼포먼스만 부각되었다.

 

세 번 째 등단한 팀은 나.우리여성 합창단이었다.

남자 지휘자였는데 섬세하게 합창을 잘 만들었고  박태준 곡을 메들리로 7곡을 깔끔하게 들려 주었다.

단원들도 지휘자의 의도를 따라 특별히 튀어나오는 소리가 없었고 여성 합창단의 매력이 듬뿍 배어 나왔다.

흠을 잡자면 연주를 마친 후 지휘자가 혼자 오른 쪽으로 먼저 퇴장하고 피아노 반주자가 어쩔 줄 몰라 잠시 망설였던 것은 작은 흠이라고 할 것이다.

 

네 번 째 팀은 레이디스코러스 합창단이었다.

합창 중에 소프라노 소리 , 특히 포르테에서 너무 과하게 돌출되어서 아위웠다.

 

다섯 번 째 팀은 대구 시청 직원으로 구성된 컬러풀합창단이었다.

연습하느라 고생은 했겠지만 앞으로 연습을 많이 해야할 것 같았다. 

 

여섯 번 째는 러시아에서 온 즈바니사 합창단이었다.

피아노 대신에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합창을 했고 멤버들의 나이가 다양했다.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앳된 모습도 보였다. 

팜프렛에는 레파토리가 세 곡이었으나 몇 곡을 더 부르며 춤을 흥겹게  추고 청중들의 박수를 많이 받았다. 

흥겨운 리듬에 소리(합창이라고 하기에는 좀...)를 다양하게 내며 자신들 스스로 흥에 겨워하는 모습에 청중들이 박수를 많이 보내주었다.

다른  민족의 흥과 노랫소리를 보고 들으며 음악 축제에 잘 왔다고 생각햇다.

 

안내원들의 감시 때문에 동영상을 찍지 못하다가 마지막 여섯 번 째 팀 영상만 간간히 찍을 수 있었다. 막판이라서 다른 사람들도 핸드폰으로 찍고 있었다.

마지막 무대는 광주여성단체협의회 합창단과 청두대학합창단, 컬러풀합창단, 러시아 즈바니사합창단원들이 나와서 연합 합창을 했다.

러시아 여성의 지휘로 아리랑을 불렀는데 아리랑은 세계인이 좋아하는 노래 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아나운서의 멘트에 의하면 러시아 지휘자가 꼭 이 곡을 연주해보고 싶다고 했다던가?

 

깊어가는 가을 밤, 합창을 들으며 보낼 수 있다니

수고하신 모든 팀의 한 분 한 분에게 박수를 보낸다.

10월의 멋진 밤이었다.

 

사진은 러시아 즈바니사 합창단 공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