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증 사진 찍으러 갔다가

2022. 12. 10. 23:13칼럼

면허증 적성검사 기간 만료 일이 다가와서 사진을 찍으러 대광사진관으로 갔다. 
바깥에서 보기에 간판이며 윈도에 전시해 놓은 빛바랜 사진들이 오래된 사진관이란 걸 말해 주고 있다.

동부교회 다니는 분이고 내 일터에서도 가깝고 해서 전에도 사진을 한 번 찍었던 집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조심해야 된다. 가게 안의 바닥이 길보다 30cm 정도 낮아서 두 계단을 내려서야 한다. 

주인 되는 분은 노인이다. 

인사를 하고 안 사실이지만 여든한 살인데도 아직 안경도 안 쓰고 몇 년 전에 다녀갔던 날 알아본다.

기억력이 대단하다. 

"전자제품 하시는 장로님이시지요? " 한다.

 

자녀들이 다 각각 사회에 잘 진출해 있고 소일 삼아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아침에 운동으로 일만 보 걷고 팔 굽혀펴기도 꼭꼭 백번을 채운다고 한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사진을 찍었다.

배경 천을 달아매더니 의자를 갖다주며 카메라에 앉으라고 하고는 니콘 카메라로 내 얼굴을 찍었다.

모니터에 나타난 내 얼굴을 확대하더니 포토샵으로 점들을 없애주고 주름도 메꾸어 주고 10분 정도 

포토샵으로 얼굴을 다듬어 준다.

며칠 전 아내가 다녀오더니 15,000원을 받더라고 했는데 그 값만큼 일해주는 것 같다.

아들에게서 컴퓨터를 배웠다고 한다.

 

찍은 내 사진 파일을 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한다.

사진 필름은 잘 안 주는데...
사진도 정성스레 다듬어 주고 필름까지 주니 고맙다.

수성교를 동부교회 방향으로 건너가기 전 50m 전방 우측에 있는 대광사진관이 오늘 내가 갔던 사진관이다.

한때, 60년 전에는 대구에서 꽤 사진 잘 찍기로 소문이 났었다고 한다.

 

사진을 자르고 봉투에 넣어서 주는 것을 받아쥐고 벗어 놓은 코트를 입고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서려는데 

사진 파일을 받아 가라고 한다.

금세 잊어버리고 문을 나서는 정신머리 없는 나보다 훨씬 총명한 것 같다.

대단한 분이다.

 

나도 80까지는 일해야 하겠다.

오늘은 도전을 받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