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31. 06:56ㆍ교회,신앙생활
K형은 자신의 마지막 때가 가까웠다고 느끼고 있는 걸까?
며칠 전, 시간을 내어서 K형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집 앞 골목까지 차를 갖고 오라고 해서 갔더니 사과 1상자, 감 1상자를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동촌 금호강 가게 앞에 주차하고 강물이 보이는 곳 벤치에 앉았습니다.
K형은 앉자마자 기도를 했습니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 강물에 떠 있는 오리배, 지나가는 유람선 등을 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K형은 고개를 숙여 왼손을 무릎 위 10 Cm 정도로 드는 자세로
기도를 1분 가량 하는 것이었습니다.
늦게 시작한 사람이 앞선다는 말이 이런 경우인 듯 K형은 은혜 충만한 신앙으로
성장한 것 같았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기도하는 것.... K형의 신앙이 이토록 좋아지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고개를 든 K형이 뜸을 조금 들이다가 내게 말을 했습니다.
말을 잘 듣기 위해 K형 얼굴을 바라보니 형은 전보다 많이 늙어 있었고
치아를 모두 빼서 코 밑 부분이 함몰되어 있었습니다.
나이가 나 보다 세 살 많은 K형은 오랜 당뇨로 좌측 눈이 완전히 실명된 상태고
몸도 많이 야위어 건강이 매우 나빠졌으며 지팡이에 의지해서 겨우 보행하는 중입니다.
K형의 마지막 유언처럼 내게 한 말은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이 * 인데
서울에 있는 큰아들에게 얼마를 주고 나머지는 내게 맡길 테니 자신이 소천하면
그 돈으로 화장을하고 가루는 경산 *공원에 묘를 만들어서 묻어 달라고 했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예견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 더 살아야지요~ ' 어쩌고 하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 믿으며 살다가 천국 가게 될 K형은 복 있는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K형 휴대폰에 비상 연락처를 교회 번호와 내 휴대폰
번호를 등록해주고 강 바람이 쌀쌀해서 우리는 차를 타고 인터불고 호텔 쪽으로 단풍 구경 삼아
한 바퀴 돌고는 * 식당으로 갔습니다.
어린 시절 같이 성장했던 K형, 사업 실패로 낙향한 지도 오래되었고, 자녀들도 형제들도
떨어져서 여태 혼자 살아왔는데 이제는 나와도 헤어질 날이 임박했구나 싶어서 낙엽이
더 쓸쓸하게 보이던 금호강변의 시간이였습니다.
교회에 처음 와서 등록하던 날
어느 해 교회 행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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