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을 향하여[11]
본향을 향하여[11] 일천구백오십년 십이월 이십일일. 나는 수도경찰학교에 입교하였다. 이곳에서 일개월간의 고된 교육훈련을 받고 종로 경찰서로 발령 받았다. 일천구백오십년 십이월 삼십일일 그믐날 저녁 출동명령이 내려졌다. 나는 다른 경찰관들과 함께 경찰서 뒷마당에 무장을 하고 대기하였다. 무장이라야 구식장총에다 배낭을 등에 진 것뿐이었다. 기동대장격인 경감이 나와서 훈시도 없이 대기하고있는 군용트럭에 전원 승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인솔자의 이름도 행선지도 어떤 지시도 없이 대원들은 밤 열 시경 종로경찰서를 출발하여 창경원 혜화동 돈암동 미아리를 경유 창동까지 와서 역전광장에서 하차하였다. 이곳에서 인원을 다시 점검하였다. 우리는 인원점검이 끝나자 바로 창동거리를 지나 어둠이 가득한 논둑 길과 냇가를 걸어..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