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새벽송....

2008. 8. 12. 23:58칼럼

 

성탄절 새벽송을 가야기독병원에 갔을 때 일입니다.
카니발에 딱 맞는 9명으로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방문하기로 하고 돌던 중 이었는데 가야기독병원엔 어쩐 일인지 응급실에 환자들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간호사 세 사람만 응글실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우린 그래도 둥그렇게 서서 ' 저들 밖에 한 밤중에...' 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화음이 전연 맞지를 않는 겁니다.
새로 맞춘 가운까지 입고 명색이 대 성동교회 드림팀이... 우찌 이리도 못하노? 으이...? 싶었습니다.

듣고 있던 간호사들의 입가에 웃음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옆에 선 얼굴들을 보니 우리들 얼굴에도 웃음이 돌았습니다.
그러나 중지할 수는 없는 일.
끝까지 밀고 나가는데 어찌 그렇게 곡이 길든지요 ^ ^* 휴우~

몇 번이나 웃음이 터져 나올려는 것을 참으며 간신히 다 부른 후,
박성주집사가
" 연습 했던 걸 하자고 그랬잖아..."
하며 재치있게 웃으면서 선수를 쳤습니다.
간호사들도 깔깔거리며 웃었고 우리 모두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한바탕 웃었습니다.
"..호호호"
"푸하하하하...."

다른 병원(파티마, 경대, 영대병원) 에서는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을 불렀는데 가야기독병원은
환자들도 없고 간호사 세 사람 뿐이라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고 레파토리를 바꿔 달려든 우리...
으하하하......

장영수 집사는
" 다시 한번 하겠습니다.^ ^* 히히. 다시 한번 하겠습니다. " 
간호사들의 승락을 받느라 같은 말을 두번이나 하며 사정사정(?) 한 끝에 "그렇게 하세요"  답변을 받아내었지요.

우린 웃음을 그치고 ' 고요한 밤 ' 을 억지 앵콜(?)곡으로 불렀습니다.
만회하기 위해 부른 ' 고요한 밤' 이 었습니다.
아! 아~ 잊지 못할 고요한 밤이었습니다. 아니, 새벽이었습니다.

"으히히히...우하하하. 아이고 부끄러버래이......"
가지고 간 초코렛을 다른 병원보다 더 많이 주고 그 응급실을 빠져 나오는데 뒤꼭지가 저~ㅇ 말 부끄럽데요.

 

 2001,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