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의 대표자(장로)로서의 주인 의식

2020. 9. 6. 22:39구, 홈페이지 자료

지난주일(7/13) 오후 예배를 마치고 유년부 실에서 이번에 설치한 음향시설 개선을 위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임직 받은 사람들이 기념으로 해 놓은 3천만 원짜리 음향시설이 예전의 몇 백만 원 주고 했던 것보다 설교를 듣는데 또렷하지도 않고, 들렸다 끊어졌다 하며 더 좋은 것 같지 않다는 평들이 있어서 사실 조사와 개선을 위하여 내가 주선한 모임이었습니다.

공사에 관련되었던 장로님과 집사님, 그리고 임직 받은 몇 분들과 회의를 한 끝에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으로 세 사람의 대표를 뽑았는데 나도 뽑혔습니다.

주일을 보내고 화요일 낮에, 우선 아는 사람을 교회로 불러다가 음향설비를 보였더니
첫 째 스피커 사이즈가 설교 듣기에는 너무 크고 스피커 설치 위치가 문제 있고, 마이크가
너무 작아서 소리가 딱딱하게 들리고 전자식 믹스기 및 이퀄라이즈 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거금을 들여 사들인 고급 장비를 정확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여 좋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으며 설치도 문제가 있어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였다니 재 시공과 함께 시스템 조정도 해야 했습니다.

시공업자가 인테리어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천장에 서브우퍼 까지 해서 세 개씩 연결해 좌우에 매달아 놓은 것은 보기에도 불안하고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인데 책임 맡았던
장로님들은 보는 눈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대게 교회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피지 않으면 예산이 낭비되면서
일은 일대로 제대로 되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 교육관만 해도 그렇습니다.
지은 지 5년밖에 안 되는데 여기저기서 물이 새고 하자 투성이 입니다.
교육관 건축위원이었던 저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습니다.
장립 집사 시절 장로님들 앞에서 발언이 조심스러웠던 때였던 지라 아무 말도 못하고
회의 때 눈치만 보고 따라 갔던 일이 지금 생각해 보니 하나님 앞에서 큰 죄를 지었고
성도들의 귀한 건축헌금을 소흘히 집행한 허물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이 새어 여기저기 얼룩덜룩한 4층 3층 내부를 쳐다볼 때면 성도들 보기 부끄럽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선배 장로님들이 당연히 알아서 처리하리라 믿고 , 당시로서는 너무 나서지 않는 게 덕인 줄 알았던 내가

지금은 그때 일을 많이 후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이번 음향시설만큼은 반드시 따져보고 확인해서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시공업자와 씨름을 해 볼 작정입니다.
시공업자와의 씨름에서 이기려면 충분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하겠기에 몇 사람에게 음향시설을 더 보이고 교회 음향에 관한 공부도 미리 해서 위임받은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이번 음향설비 헌금이 가치 있게 쓰이도록 할 뿐더러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장로로서의 직책에 상응하는 주인 의식으로 교회의 일들을 더욱 관심 있게 살펴 나갈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2003.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