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로우면서도 대견스러운 소망이

2020. 9. 6. 22:45구, 홈페이지 자료

사단법인 한국음학협회 주최 제22회 해외 파견 콩쿠르 결선이 5월 31일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실력 있다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참가하여 1차 예선과 2차 예선을 거치면서 최종
결선에 오른 사람은 *망이를 합하여 다섯 명이었습니다.
격년으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피아노에서 1등을 하게 되면 관악 1등과 대상을 겨루게
되고 거기서 대상으로 선정되면 병역면제가 부상으로 주어지는 아주 큰 대회이기에 
외국에서 공부하던 학생들도 들어와서 참가한다고들 합니다.
결선에 오른 사람 중 한 명은 나이가 서른 살인 독일 유학생도 한 명 있었다고 합니다.

결선 때는 올라가서 응원하리라 마음먹었으나 바빠서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망이 저 혼자서 외로운 결선을 감당하게 내버려 두게 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 엄마, 빡시게 기도해 줘야 돼..." 이번에도 아예 올라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기도만 해 달라며 전화를 했던 *망이었습니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서울에만도 얼마나 많으며, 열성적으로 뒷바라지하며 치맛바람을 날리는 엄마들이 얼마나 많은데, 소망이는 저 혼자서 묵묵히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1차, 2차 예선을 치렀습니다.
결선이 토요일인데 , 학교 실기 시험이 목요일로 겹치면서 실기시험 곡과 본선 곡을 연습하느라 학교를 오가며 피아노를 얼마나 두드렸던지 손가락이 다 납작하게 되었노라 하던 아이입니다.

마음을 조리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회사에 있던 우리에게 *망이는 2등이라며 다소 힘이
빠진 목소리로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자초지종이 알고 싶은 아내에게 *망이는 " 엄마, 나 지금 길게 이야기할 기분이 아니니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 하고는 전화를 끊었답니다.

1등을 기대하고 있던 터라 2등이라는 소식은 실망과 아쉬움이 있었지만 , 표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1등과 소수점 차이로 2등을 한, 최선을 다한 *망이에게 두 번째 통화에서
" 얘, *망아 수고했다. 아빠는 네가 자랑스럽다, 대견스럽고.....   잘했어! " 격려를 했습니다.
" 예, 아빠..."
대답하는 *망이의 음성이 뜻밖에 밝다고 느꼈습니다.
' 대단한 녀석, 지는 얼마나 섭섭하겠노 ?...' 생각하면서 나도 애써 음성을 밝게 하여
" 잘했어... 2등이 어딘데? ..." 칭찬을 했습니다.
정말 2등한 것도 대단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서운하니...

서울대 찬양선교단 반주를 하러 매주 한 번씩 연습장에 가고 ( 이 사실은 담당 S 교수님은 모르는 사실임) 레슨하는 학생 집에 찾아가서 봐 주고, 주일이면 교회 성가대 반주하고.....시간을 쪼개서 보내는 *망이는 지금 학교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마침, 삼익 콩쿠르 예선에도 합격했기 때문에 연습하러 학교로 가는 길이라는 *망이가 애처롭고 대견스러웠습니다.
담당 S 교수님도 2 등 소식에 못내 서운해서 자기는 외국에 출타하지만 9 월에 있을 동아 콩쿠르에 도전해 보라며 다른 교수님 한 분에게 부탁을 하였다며 격려해 주시는 통화를 하였다고 했습니다.

" 엄마, x x x 가 잘 쳤어... " 패배를 시인하고 다시 심기일전하여 피아노 앞에 다가가는
*망이에게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 밖에는 더 못해 주는 우리의 마음과
형편을 하나님께서 아시리라 믿기에 오늘도 하나님의 얼굴만 볼뿐입니다.

03 , 0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