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군과 직장 예배

2024. 8. 16. 15:54교회,신앙생활

K군과 직장예배

 

오늘 아침 직장예배 시간에는 새로 입사한 K군 때문에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입사한지 두 달밖에 안 되는 K군은 예수를 알지 못했던 친구였습니다.

청송이 고향인 K군은 우리 회사에 온 지 한 달 만에 아버지를 사별하고 고향에 홀어머니를 두고 혼자 대구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나는 K군 이야기를 아내에게 했습니다.

"우리 밀레 홈페이지에 K군이 사도신경을 올려놨던데...."

"그래요? 처음에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K군 채용에 대해서 처음엔 못마땅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밀레를 구입하는 고객들을 상대하기는 좀 부족하다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직장예배가 있는 날입니다.

그동안 우리와 함께 직장예배를 드릴 때 K군은 사도신경을 못 외워서 찬송가 앞표지에 있는 것을 읽었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둘러 앉아서 예배를 시작할 때 J목사님께서 K군을 향해 "형제님 오신지 몇 개월 됐지요?"

K군이 예의 좀 더듬는 말투로

"... , 두 달 조금 더 됐심니더." 대답을 했습니다.

"사도신경 외울 줄 아시지요?" 하고 목사님이 묻자 K군은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입과 눈으로 웃기만 했습니다.

순진한 모습이 그대로 표나는 얼굴을 봤습니다.

옆 의자에 앉았던 이 과장이 "다 외웠습니다. 잘 외우던데예..."하고 대신 대답을 했습니다.

아내가 "우리 밀레 홈페이지에 사도신경을 올려놨답니다." 내게 들은 말을 했습니다.

 

목사님이 K군을 보면서       

"~ 오늘은 형제님이 사도신경을 혼자 외우고 우린 맨 뒤에 아멘만 붙입니다. 알겠지요?" 하셨습니다.      

우리는 눈을 감고 K군의 사도신경을 마음 졸이며 들었고 그의 암송이 끝날 때

우리는 모두 큰 소리로 아~ ! 하고 큰일을 해낸 아이를 대견스레 쳐다보는 어른들처럼 일제히 K군을 쳐다보았습니다.

 

옆자리에 있던 아내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았고 오늘 대표기도 순서인 S권사님도

손수건을 꺼내고 있었습니다.

"S권사님 기도 순서지만 제가 대신 기도하겠습니다."하시며 J목사님께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K군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간절히 축복해주셨습니다.

 

한 영혼이 하나님 앞에 다가가는 아름다운 걸음마를 떼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서로 말이 없었지만

진정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하고 찬송을 힘차게 불렀습니다.

'날 사랑하심' 가사를 '널 사랑하심' 으로 바꾸어 K군을 향해 두 팔을 들고 축복송을 불러 주었습니.

 

오늘은 하나님께 감사했던, 감동이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직장 예배를 드린 날이었습니다.

직장예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께서 아직 마음을 완전히 열지 않고 있는 직원 두 사람도 속히 구원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할렐루야~ !

 

2012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