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이들을 제친 소망이

2008. 11. 18. 23:53칼럼

소망이가 1학기에 이어 2학기 실기 시험에서도 또 피아노과 수석을 했다.

자칫하면 자식 자랑하는 팔푼이라는 소리 듣게 될른지도 모르지만 성동 기도 모닥불 회원

대부분은 내 자식과도 같은 사이이니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기쁜 일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리기 위하여 이 글을 올린다.

원래 흥은 돋우고 판은 깨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일찍이 예수님께서도 가나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아 가셨을 때 포도주가 떨어진 사실을 아시고는 포도주를 만들어서 흥을 돋우어 주셨고

잔치 판을 깨지 않으신 적이 있지 않은가?

요즘 성동교회 분위기를 볼 때 분명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것 같아 이때에 기쁜 소식 하나를 더 보태면 다다익선(多多益善)이 될 것

같아서 이 소식을 올리니 양해 해주기 바란다.

 

소망이가 하숙하고 있는 동네는 서울 평창동인데 대구보다 훨씬 추운 곳이다. 눈도 자주 오고 ... 청와대 뒤쪽인데 지대가 높아서 추운 곳이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 조금 있노라면 소망이한테서 안부 전화가 온다.

우리는 따뜻한 곳에 있지만 소망이는 추운 학교 교실에서 그 시간까지 피아노를 연습을 한 것이다.

“아빠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이예요.. . ” 하는 목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아리어 와서 “그래 고생 많구나 ... 날씨 춥지? "  대답하고는 금방

제 엄마한테 수화기를 넘겨버리곤 한다.

 

어린 것이( 덩치는 크지만 ... 내 눈에는 어려 보인다.) 혼자 서울에 떨어져서 공부하랴 피아노치랴 얼마나 고생을 하는가----.

열심히 하라고 다그치지 않아도 저 혼자 알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숙비, 레슨비 올려 보내는 것을 하나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방학 때도 집에 와서 얼마 있지 않고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해서 제 엄마는 못내 서운해서 “ 얘 좀 더 있다가 올라가면 안 되니? ” 하고 말렸지만

“ 엄마 올라가야 돼요. 여기 있으면 컴퓨터, 텔레비 때문에 연습이 안돼요 .” 하면서 기어코 일찍 올라가버린 녀석이다.

 

부모의 눈에는 ‘큰 자식을 볼 때 왠지 듬직하게 보이고 작은 자식을 보면 애처로워 보이는 것 ‘ 인가?

떠나보낼 때의 마음은 늘 허전하다.

대구 학생이 서울 학생들을 제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예능 계통은 가르치는 선생이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한다.  어느 분야든 제자는 가르치는 자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니던가?

특히 예능 계통은 더 그렇다.

 

여건상으로 볼 때 소망이는 불리한 점이 많다.

소망이는 혼자지만 다른 학생들 부모는 늘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붙어 다닌다.

지난번 중간 연주회 때도 우리는 올라가지 못 했지만 다른 부모들은 다 왔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수석을 했다니 얼마나 장한 일인가?

 

서울예고하면 전국의 쟁쟁한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서로 눈치를 보면서 겉으로는 안 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열심히 연습을 하여 자기 스스로와 싸우는 인재들이 모인 곳이다.

소망이는 연습량으로 승부를 건다. 수석을 하기까지 소망이가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을까?

분명 다른 학생들 보다 더 많이 했을거라 믿는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잠시 쉬었다가 이내 학교로 다시가서 연습실에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린다.

저녁때가 되면 하숙집에 다시 와서 저녁 먹고 또 학교로 가서 밤 10시(전에는 11시)까지 연습을 하곤 한다.

오직 연습 외에는 다른 왕도가 없는 것이 예능 부분이다.

 

타고난 것도 있긴 하다. 소망이는 청음 능력이 남다르다. 절대(絶對)음감(音感)을 갖고 있다.

피아노의 어떤 건반이든지 누르면 알아맞치어 낸다.

“소망이 너는 부모님께 감사해라. 나도 절대음감을 갖고 있지 않는데 너는 좋은 것을 타고났구나 “ 가르치는 선생님이 부러워하셨다고 한다.

천재는 95%의 노력과 5 %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든가?

 

이 글을 읽는 성동기도모닥불회원들은 도전(挑戰)이 되었으면 한다.

불가능은 없다라고 외치며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좋은 열매가 맺히고 기쁨으로 수확할 날이 올 것이다.

오늘, 실패했거든 자기의 노력 부족이 아닌가 생각해보고 다시 일어나서 뛰어 주기 바란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좌절하면 안 된다.

 

여러분의 뒤에는 여러분의 부모 형제 자매가 보고 계신다.

성동교회의 믿음의 식구들이 보고 있다. 하나님께서 보고 계신다.

일어나서 최선을 다하는 자만이 하나님의 도움의 손을 느낄 수 있으리라.

 

‘토끼가 쉬고 있을 때에도 계속 달리는 거북이가 승리하는 것 ’ 이 정당한 세상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 말이 새삼 생각나는 아침이다.

그것을 소망이가 증명해 주는 것 같아서 더욱 기쁘다.

 

기쁨을 다 함께 나누기 위해 돌아오는 주일 점심은 우리 가정에서 또 내야 할 것 같다.

할렐루야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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