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3. 22:01ㆍ칼럼
며칠 전, 올 들어 제일 추운 날씨가 계속될 때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조금 한가한 시간에, 몇 년 전 우리교회에 계실 때 강도사로 시무 하시다가 교회** 교회에 가셔서 목사 안수를 받고 부 목사님으로 계시는 *** 목사님께서 우리
회사에 오셨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근처에 볼일이 있어 오셨던 길이라 하시며 들리신 ***목사님은 우리 교회
에 계실 때 중 고등부를 맡았던 까닭에 믿음이와 소망이를 가르치신 분이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목사님은 좀 야윈 편이나 사모님은 살이 많아서 목사님 보다 체격이 더 좋은 편입니다.
차를 마시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 권사님이
" 목사님, 방이 춥지 않아요? " 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 좀 춥지만 우얍니꺼? ...허허" 부 목사님은 웃으면서 대답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성교회에서는 담임 목사님에 비해서 부 교역자들의 사례가 너무 형편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 어떻게 지내는지 염려가 되어서 성 권사님이 물어
본 것인데 " 좀 춥지만 우얍니꺼?..." 하고 집이 춥다고 하시는 답변에 성 권사님이
" 목사님 그러면 전기 라디에타가 좋은데... 저건 애들한테도 안전하고 ..."
다른 히터보다는 전기 라디에타가 안전하다고 강조하며 진열장 앞에 있는 전기 라디에타를 가리키며 설명을 하고 나 더러 창고에서 하나 꺼내 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어른들 이야기를 들으며 과자를 먹고 있던 목사님의 첫 째 애 ** 가
" 우린 돈 없어요... 하나도 없는데... "
하는 것이었습니다.
*** 목사님과 사모님은 부끄러워서 .
" 야! 일마...그 카마 우야노? " 하셨고 우리는 한 바탕 웃었습니다.
부 교역자의 형편이 어려운거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고 허물이 아닌데도, 돈이 없다는 아이의 말에 얼굴을 붉히는 사모님의 얼굴과 목사님의 겸연쩍어 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솔직하고 천진스러운 예 닐 곱살 짜리 머슴애는 아마, 사라고 권하는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 돈 없나?...사라 칼까 봐 걱정되나 "
성 권사님이 물었습니다.
" 예... "
" 돈 안 받고 그냥 하나 주께....."
괜찮다고 사양하시는 목사님의 프라이드 뒷좌석에 라디에타를 실어 보내고 난 뒤에도
남아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 우린 돈 없어요'
가난한 목회자의 자식으로 태어나 돈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의 이야기만 듣고 컸을 어린아이가
우리 앞에서 순진하게 내 뱉은 한 마디 ----
' 우린 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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