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의 사랑

2008. 11. 29. 23:14칼럼

우리 큰 아들 믿음이를 좋아하는 아가씨가 있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도 선물을 하더니 그저께도 생일이라고 잊지 않고 선물을 했습니다.
우리 집 쇼파 한 쪽엔 그 아가씨가 작년 이맘 때 믿음이에게 선물한 커다란 여자 인형이
지금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습니다.
믿음이 말에 의하면 아가씨가 인형을 볼 때마다 자기를 생각해 달라고 했답니다.

아가씨가 믿음이를 처음 좋아하게 된 것은 믿음이에게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던 때였다고
합니다.
찬양단 드럼주자인 믿음이가 멋있어 보였던지 아가씨는 드럼을 배우겠다며 믿음이에게
접근을 했고 '믿음이 선생님' 이라고 부르며 자주 선물을 주며 자기의 애정을 표현하였습니다. 용돈을 아껴두었다가 발렌타인 데이 같은 날도 그냥 넘기지 않고 꼭꼭 선물을 했습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믿음이를 좋아하는 아가씨의 열성에 그 엄마도 선물을 장만하는 일에 협조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부 목사님의 둘째 딸인 이 아가씨는 아주 총명하고 똑똑해서 교인들은 이 아가씨가
크리스마스 때든지 연합회 경연대회에서 무슨 상을 받든지 해서 교인들 앞에 나아가 무엇을 하면 다들 목을 빼고 바라봤으며 끝날 땐 크게 박수를 보내곤 했습니다.

그저께, 믿음이에게 생일 선물을 전달할 때 일입니다.
교회란 눈들이 많은 곳이어서 은밀하게 선물을 건네 줄 마땅한 시간과 장소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선물을 준비했지만 이목이 있고 해서 아가씨는 사모님에게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 엄마! 이 선물 믿음이 선생님께 좀 갖다 줘..." 엄마를 빤히 쳐다보면서
곱게 포장한 선물을 내밀며 말했지만 사모님은 " 야는? 안 한다 얘, 니가 갖다 줘라 야." 웃으며 거절했습니다.

오늘따라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엄마가 야속하지만 아가씨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줄라니까 부끄럽다 말이야..."
"부끄럽긴 뭐가 부끄러워? ...그렇게 부끄러우면 주지말든가...? "

아가씨는 나직하게 말을 하였지만 사모님은 일부러 크게 말을 해서 교회 사무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듣게 되었고 모두 모녀 쪽으로 주목을 하였습니다.
그 중 어떤 이가 웃으면서 " 믿음이 선생님 아까 본당에 보이던데...
아마 지금도 있을 거야 한번 가 봐... 아마 진아가 직접 갖다 주는 걸 좋아하실 껄..." 하며 짐짓 정색을 한 얼굴로 진아를 보며 말했습니다.

진아가 믿음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교회 사무실을 드나드는 교인이면
이제 누구나 다 알게된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기 때문에 나도 안다는 뜻을 내 비치며 넌지시 아가씨에게 믿음이의 소재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까부터 진아의 뒤를 따라다니던 친구 송이가 옆에 있었으므로 용기를 낸 진아는
이윽고 송이와 함께 본당으로 올라가 뒤쪽으로 손을 숨기고 가까이 다가가 믿음이 선생님 앞에 선물을 꺼내 주었습니다.

" 우우우~ ~ 믿음이는 좋겠네..."
언니들이 뭐라 그랬지만 진아의 귀에는 시샘해서 하는 소리로 들렸고
그런 소리듣는 것도 웬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진아는 콩닥거리는 가슴과 붉어진 얼굴로 재빨리 그 자리를 뛰어나와 아래층 사무실 엄마 곁으로 내려 왔습니다.

" 갖다 드렸나?...."
사모님의 물음에 진아는 할 일을 마친 후의 밝아진 소리로 대답을 했습니다.
" 네...갖다 드렸어요..,"
성 권사님이 장난끼가 발동하여 " 야, 진아야, 니 그러다가 믿음이 선생님 다른데
장가가면 우얄라카노? ..." 하고 반놀림투로 물었습니다.
" 아니예요! 기다릴라 그랬어요...10 년만 기다리면 돼요."
"뭐라카노? 10 년을 기다린다꼬? 믿음이 이제 큰일났네... 호호호.. "

깡총대며 밖으로 뛰어나가는 진아의 뒤통수에 대고 모두 깔깔대며 웃었지만 진아는
신이 났습니다.
바깥 날씨가 차웠지만 진아는 마냥 좋았습니다.
친구는 춥다고 했지만 진아는 추운줄도 모르고 트리 장식을 해 놓은 화단앞 교회 마당을 뛰어 다녔습니다.

조금 전, 빙긋이 웃으며 선물을 받던 믿음이 선생님을 생각하면 누가 뭐래도 세상 천지가 온통 자신의 편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봄이 되면 진아는 의젓한 초등학교 3학년이 됩니다.
진아야말로 봄을 기다리는 아가씨임에 틀림없습니다.
진아 때문에 2003년의 봄은 우리 곁에 빨리 올 것 같습니다.

2003 , 01 ,02

 

 

 

(문숙의 님의 리플)

 

꺄꺄꺄

믿음인 좋겠당~~
믿음인 정말 좋겠어~~

근데요
첫째딸입니다요. 둘째가 아니고
쌍둥이긴 하지만....

이제 이렇게 소문이 다 나버려서
어쩐디야?(누가 손해인지 잘 모르겠지만서두)
애궁~~~

어쨌거나 동짓달 그믐에 태어난 믿음이 생일 축하~~
이쁜 아가씨에게 끝없는 인기를 끄는 멋진 믿음이!!!! 축하~~

(이강국 님의 리플)

순수한 꼬마 소녀의 앵두 같은 마음이 우리를 동심으로 옮겨 놓고 있군요.
벌써 부터 경쟁자가 줄을 서니 제갈댁은 참 좋겠습니다.
새해에 더 좋은일 많아졌으면 - 예수님 이름 찬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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