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역장 옥권사님

2008. 11. 29. 11:53칼럼

12/21 우리 구역장 옥 권사님... 0
오늘저녁, 올해의 마지막 구역 예배를 우리 집에서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구역 식구들을 대접하기 위하여 조금 일찍 들어가고 나는 정시에 퇴근을 하여
아파트 계단을 올라서는데 뒤에서 "집사님!" 하고 누가 불러서 돌아보니 옥 권사님이었
습니다.
옥 권사님은 구역장으로서 같은 구역식구가 된지 10년 가까이나 됩니다.
올해 일흔 한 살의 할머니지만 구역장으로서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시는 분입니다.
얼마나 충성스럽게 봉사를 잘 하시는지 부산의 아들 장로님 집에 다니러 가시지 않는 한
구역예배를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열심 있는 분입니다.

소망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교회 체육대회가 있던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때 구역별로 편을 갈라 달리기였든지 무슨 경기를 했는데 소망이하고 옥 권사님이
서로 경쟁이나 하듯 어찌나 앞장서서 응원도, 경기도 잘 하시든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계속 웃기만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이 소망이와 너무 흡사했기 때문입니다.

옥 권사님은 대충 대충 하는 법이 없습니다.
이런 권사님 덕에 구역별 찬양대회를 할 때마다 우리 구역이 상을 제일 많이 타곤 했습니다.
금요일 아침이면 구역 식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여 오늘 누구 집에서 예배를
드리니까 꼭 오라는 당부를 합니다.
우리 구역처럼 구역예배를 잘 드리는 구역이 없다고 교회에 소문이 났습니다.
다 권사님 때문입니다.

이 옥권사님이 지난 여름에 방촌동으로 이사를 가셔서 내년부터는 서로 다른 구역으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구역예배를 우리 집에서 드리자고 한 것도 옥 권사님과 헤어지게 된 것을 섭섭하게
여겨 구역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아쉬움을 나누고자 함이었습니다.

젊어서 혼자가 되어 아들 하나 보고 살아오면서 이제는 연세가 들어 때마다 끼니를
준비하는 것이 귀찮고 힘에 부칠 것 같은데, 철없던 아들이 이제는 훌륭한 의사가 되어 편안히 모시려 하는데도 부산으로 내려가시지 않고 굳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믿음의 친구들과 같이 신앙 생활하는 것을 낙으로 여기고 작은 직분이지만 이 것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며
여생을 보내시는 권사님을 오늘저녁 주의 이름으로 대접하면서 아내나 나의 마음은 무척이나 흐뭇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구역예배를 드리는 날 입맛이 딱 맞다며, 이것저것 다 맛이 있다며
드시고는 축복 기도를 마음껏 해 주시던 옥 권사님, 앞으로도 오래오래 사시면서
젊은이들의 도전의 대상이 되는 믿음의 어머니가 되셨으면 싶습니다.

2002, 12, 20

 

(문숙희 님의 리플)

옥권사님...방촌 어디로 가시는지요?
애구...

해가바뀌는 것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정신없이 살았나 싶네요.

옥권사님은
제가 우리교회 처음나왔을 때 제일 먼저 대화를 나눈 분이죠.
그때는 전도사님 역할까지 하실때였거든요.

우리어머님이랑 대화도 잘 통하시고
지금도 어머님은 옥권사님의 대쪽같은 성품을 좋아하신다고 이야기하십니다.

늘 믿음의 본을 보여주시는 옥권사님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메리크리스마스!!!!

(정필훈 님의 리플)

주님의 몸된 교회를 사랑하시는 권사님을 본받고 쉽다. 일신상으로 의사이신 아들을 따라 가시면 편안한 삶을 사실 수도 있는데 말이다. 교회에 그런 충성스런 일꾼이 게시는 것은 교회의 보배가 아닐 수 없다. 나도 권사님과 같은 충성스런 사람이 되고 쉽다.


(옥화재 님의 리플)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시는 옥권사님!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섬기시는 제갈유태님 또한 부럽습니다.

 

그랜드캐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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