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입사한 K군과 직장예배

2008. 11. 29. 11:44칼럼

 

 

오늘 아침 직장예배 시간에는 새로 입사한 K군 때문에 모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입사한지 두 달밖에 안 되는 K군은 예수를 알지 못했던 친구였습니다.

청송이 고향인 K군은 우리 회사에 온지 한 달 만에 아버지를 사별하고 고향에 홀어머니를 두고 혼자 대구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와 함께 직장예배를 드릴 때 사도신경을 못 외워서 찬송가 앞표지를 보고 읽었던 K군이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나는 K군 이야기를 아내에게 했습니다.

" 우리 밀레 홈페이지에 K군이 사도신경을 올려놨던데...."

" 그래요? 처음에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K군 채용에 대해서 처음엔 못마땅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오늘, 예배를 시작할 무렵에 J목사님께서 K군을 향해 "형제님 오신지 몇 개월 됐지요?"

K군이 예의 좀 더듬는 말투로

" 예... 두, 두 달 조금 더 됐습니더. "

" 사도신경 외울 줄 아시지요? " 하고 목사님이 되묻자 K군은 고개를 숙인 채 싱긋 웃기만 했습니다. 옆 의자에 앉았던 이 과장이 " 다 외웠습니다. 잘 외우던데요." 하고

대신 대답을 했습니다.

이 때 아내도 " 밀레 홈페이지에 사도신경을 올려놨답니다...." 거들었습니다.

" 자, 오늘은 형제님이 사도신경을 혼자 외우고 우린 맨 뒤에 아멘만 붙입니다. 알겠지요? "

 

이래서 우리는 눈을 감고 K군의 사도신경을 마음 졸이며 들었고 그의 암송이 끝날 때

큰 소리로 아~ 멘! 하고 큰일을 해낸 아이를 대견스레 쳐다보듯 K군을 일제히 쳐다보았습니다.

옆자리에 있던 아내가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고 대표기도를 할 순서인 S권사님도 손수건을 꺼내고 있었습니다.

"S권사님 기도 순서지만 제가 대신 기도하겠습니다." 하면서 J목사님께서 기도를 시작하셨고 K군에 대한 대목에서는 더욱 간절히 축복해 주셨습니다.

 

한 영혼이 하나님 앞에 아름다운 첫 걸음마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말이 없었지만 진정 뜨거운 마음으로 '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찬송을 불렀습니다.

'날 사랑하심' 가사를 '널 사랑하심'으로 바꾸어서 K군을 향해 손을 들고 축복해주었습니다.

 

 

월요일 첫 시간에 드리는 직장예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께서 아직 마음을 열지 않은 직원

두 사람도 속히 구원해 주실 것을 믿으며 진정 하나님께 감사했던 2002 년 10월 14일 하루였습니다.

할렐루야~ !

 

 

 2002·10·14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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