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동생과 상금

2008. 11. 29. 11:49칼럼

내 동생 중 ***  는 여동생 중 셋 째 입니다.

여고 시절부터 글쓰기 솜씨가 있는 것 같더니 시집가서는 각 방송국에 편지글을 익명으로 보내어 남을 웃기고 세탁기, TV 등 가전제품과 침대, 책장 등을 잘도 탔습니다.

이름 빌려준 동네 부인들에게 싼값으로 그것들을 팔아 살림에 보태며 알뜰히 살아

가고 있지요.

이름 빌려준 어머니 덕분에 우리 집으로 배달된 책장을 받은 적도 있고 침대도 받아서

애들 방에 넣어 준 적이 있지요.

 

수입이 평범한 신랑과 함께 딸아이 둘을 키우며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는 것도 고맙고 ,

그렇게 글을 재치 있게 잘 꾸미고 써서 짭짤하게 집안에서 수입을 올린다는 것도

대견스러워 늘 가슴 뿌듯하게 여기고 있었지요.

 

동생의 글이 어떤 특징이 있었던지 하도 글을 많이 보낸 탓이었던지 방송사에서 눈치를

채고서는 담당 PD 누군가가 동생더러 자꾸만 방통대에 다니라고 전화를 해서 작년부터

느지막하게 시작한 방통대 공부를 하느라 한층 더 바쁘게 사는 동생이 그 가냘픈 몸으로

견디어 내는 거도 여간 신통치 않네요.

 

회고록 써 주는 것도 소문이 났는지 몇 군데서 의뢰가 들어 왔었다며 얼마 전 명절 때

다녀가면서 들려준 얘기를 들었던 적도 있지요.

대전에 사시는 장인 (김문일 장로) 어른의 회고록을 맡아 지금 한창 작업 중에 있는 동생이

며칠 전 큰상을 받았던 일은 내게 큰 기쁨이었지요.

 

지난 금요일, 신랑과 함께 딸 둘을 데리고 모처럼 서울로 올라간 동생은 소망이를

불러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생전 처음 서울 나들이를 하는 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롯데 호텔에서 만찬을 겸한 시상식에 참석을 한 모양입니다.

 

소망이가 전화로 " 아빠, 여기 롯데 호텔인데요. 지금 만찬 중인데요. 고모가 은상 받았어요. "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지막하게 말을 해서

"그래? 무슨 상인데? 어디서 주최한 거야?" 하고 목소리를 높여 물었더니

"국민카드산가 봐요. 2횐데. 대개 큰 상인가 봐요." 역시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알려 주는 것이었습니다.

동생은 제2회 국민카드 사이버 문학상 시상식에서 상금 300만 원과 상장, 트로피를 받고

기념품들을 받아 내려와서는 기념품( 고급볼펜)과 입상작품 모음집을 내게 보내왔네요.

 

동생이 보내준 책을 받아 펼쳐 보면서 목차에 단편소설 '두 노인.......... 제갈**' 이란 이름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했었던지요.

, 수필, 단편소설에 총 응모작품이 24,950편이었답니다.

소설 부문에 2,095편이 접수된 것 중 은상이라니...

하나님의 도우심이었겠지만 자랑스러운 동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노력하는 동생.

고등학교를 나와서 시집을 갔고 넉넉지 못한 살림을 꾸려가면서도 자신의 환경을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믿음으로 연로하신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오손도손 잘 살아가는 내 동생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를 대신하여 내 손으로 출가를 시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오빠로서, 현실을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열심히 살아가며 제 받은 복과 재능(달란트) 이상으로 많이 남기며 하나님 앞에서 복스럽게 살아가는 동생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요.

 

내게는 또 다른 동생들이 여럿 있습니다. 인터넷이 생기고 생긴 동생들입니다.

모두 글 잘 쓰는 동생들입니다. 시인도 있고....

상금 300만 원에 눈이 먼 탓인지 아니면 이 여러 동생들이 내 둘째보다도 더 뛰어난

자질을 지녔다고 생각되어서인지 모르지만, 대상에 걸린 1,000만 원, 금상에 걸린

500만 원을 내년에는 다른 동생들이 받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과 욕심을 갖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02.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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