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에 뒤집힌 간판

2008. 11. 29. 11:40칼럼

태풍 루사가 전국을 할퀴며 심술을 부릴 때 우리도 약간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강릉과 김천을 비롯해 여러 지역 주민들이 집을 잃고 전답을 잃어버리는 피해에
비하면 우리의 피해는 너무 미미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피해를 입어 손해를 봤던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태풍 루사를 통해서 깨달은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루사가 대구를 통과할 때였을 겁니다.
밖에 많은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몹시 부는 날씨에 5층에 있는 건물주의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래도 간판이 덜커덕거리는 게 심상치 않으니 한번 살펴보라는 전갈이었습니다.
6층인 상가 건물의 옥상 난간에 옆으로 길게 걸어놓은 간판(20 m) 이
바람으로 건물 벽을 자꾸 치는 소리에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한 것이었습니다.

우의가 없어서 비닐로 바지를 만들고 잠바를 걸치고 모자를 쓰고 단단히 무장을 하고 옥상에 올라 가 봤더니 세상에,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긴 간판이 옥상 지붕에 뒤집힌 채 걸쳐 있지 않겠습니까?

마치 추락한 비행기가 긴 날개를 바람에 내 맡기고 건들거리고 있는 건 줄 착각을 할
정도로 원래 있던 자리에서 120 도로 뒤집힌 간판이 지붕에 얹혀 있는 모양은 나로 기겁을 하게 했습니다.
즉시 다시 내려와서 간판 집에 전화를 걸었고 헐레벌떡 쫓아 온 간판 집 남자가 밧줄로
간판을 날아가지 못하도록 동여매는 등 응급 조치를 하고는 태풍이 지나 갈 때까지 기다렸지요.
며칠 지나서 날이 맑아지고서 간판을 아래로 내리는 작업을 그들이 하고 일은 마무리되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간판이 얌전하게 지붕에 얹혀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간판은 건물 벽에 보도를 박아서 간판을 단단히 낫드로 고정을 하게 됩니다만.
이 간판은 불을 넣지 않고 주간에만 건물 뒤쪽 대백프라자 쪽에서 잘 보이도록 고려를 하여 단순하게 만들었던 간판이었습니다.

건물 주인이 추가로 거는 간판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는 건물에 보도를 박지 못하게 하여
옥상 난간(옥상에 높이 1m쯤 되게 돌아가며 쌓아 놓은 벽) 에 위에서 아래로 걸치도록
제작을 한 간판이라 그 고리 부분이 약하여 건물 아래쪽에서 강하게 위로 치솟는 바람에
간판이 건물 벽을 여러번 치다가 위로 벗겨지면서 지붕위로 뒤집혀 진 것 같은데
만약에 간판이 바람에 부~ㅇ 떠서 큰 길 쪽으로 떨어졌으면 지나다니던 자동차나, 사람이
맞았을 것이고 큰 인명사고까지 날 뻔했던 일이었습니다.
오! 그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범사에 그분의 도우심으로 살아갑니다.
< 나를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감추사 ... 시편 17편 8절 >


2002, 0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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