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방 이야기

2008. 11. 29. 11:37칼럼

그저께, 서울 출장 갔다가 내려오기 위해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표를 사느라 들고 있던 가방을 잠시 내려놓고는 머리가 하도 좋아서 쇼핑빽 한개를 스탠드 위에 그냥두곤 까맣게 잊어버린 채 저녁을 먹었지요.

식당에서 나올 때는 제 머리로 돌아왔는지 가방이 생각나더라구요.
'아차, 가방!...' 하고 외쳤지만 이미 시간이 40 분이나 지난 뒤지 뭡니까?

매표소로 뛰어가는데 '켐코더도 들어 있는데 ...' 하는 생각이 들데요.
오늘 출장 길에 얻은 자료와 함께 200 만원이 날아가는구나 아까운 생각에 ' 오, 주여! ...'
가 나오더라구요.

헐레벌떡 뛰어가며 멀리서 보니 매표소 스탠드 위에 쇼핑백이 없더라구요.
그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을 것이니
있을 리 있겠어요?
단념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가까이 다가가 두리번거리던 내 눈에 쇼핑백이 들어 왔네요.
터미널 경비원인 듯한 유니폼의 두 남자다리 옆에 쇼핑백이 나를 기다리고 있질
않겠습니까?
" 아저씨 이거 습득물이지요. 이걸 놓고 가서 ....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 가방이 놓여 있길래 분실물일 거 같아서 갖다 놓았습니다. 손도 안 댔으니 그대로 있을
겁니다."

다행히 뒤쪽에 사람들이 가방을 가져가지 않아서 찾을 수 있었지요.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지만 경비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돈을 만원을 주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좀 적게 주었네요. 5만원쯤 줄걸...^ ^ )

완전히 잃어버린 200 만원을 다시 찾아 수입이 들어왔으니 십일조를 20 만원 바쳐야겠어요.

나이 먹어 갈수록 깜빡 깜빡 실수를 하는 횟수가 늘어나네요.
그러는 가운데 하나님의 도움으로 살아가지요.
날 따라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 함께 줄 서셨던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네요.

2002. 0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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