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지휘자입니다. (1)

2008. 12. 6. 22:05칼럼

 

 

 

오늘도 KTX를 타고 대구로 향한다. 2007년부터 할렐루야 찬양대 지휘를 맡아 부족하나마 열심히 찬양하고 있다. 1년 4개월이 지나 부활절 칸타타를 무사히 끝내고 4월을 맞이하는 이 즈음, 성동교회 홈페이지에 처음으로 감사의 글을 써보려한다.

 

바라는 것은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내게 음악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훌륭한 우리 할렐루야 찬양대 임원 및 대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부족한 지휘자의 지난 일들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늦은 시간에 길게 장문으로 열심히 써서 올리려는 순간 “Do not spam!!"이라는 화면으로 바뀌면서 다 날라가버렸다.. ;;; 너무 장문이라 그런가..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시 생각을 정리하여 여러 개의 글로 나누어 올리려한다.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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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 대명침례교회..

아버지께서는 지휘를 하시고 어머니께서는 소프라노 파트에서 열심히 찬양하고 계신다. 찬양대 연습시간은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30여명의 찬양대원이 파트를 나누어 열심히 하모니를 이룬다.

어머니 옆에 앉은 나는 피아노 반주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손가락으로 피아노치는 시늉을 한다. 때로는 용기를 내어 피아노 선생님 옆에 앉아 바로 옆에서 보곤 한다.

<엘리야의 하나님>이라는 찬양의 피아노 반주 중에는 글리산도(glissando, 순톱 부분으로 건반을 위의 음에서 아래 음으로 혹은 아래에서 위로 긁어내리는 테크닉)가 나온다. 어찌나 신기했던지 집에 와서 어린 고사리 손으로 따라하다 손톱 아래 살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사랑스런 조카 평강이가 형수님과 함께 가끔 할렐루야 찬양대

연습 때 구경하러 온다. 그러고서는 집에 와서 아버지가 녹화 해주신 찬양 비디오를 보면서 삼촌이 지휘하는 모습을 흉내낸다.. 어릴 때 보고 듣는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구나.. 

그렇게 난 피아노를 사랑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피아노를 쳐오고 있다.

다시 말해,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찬양대인 것이다.

바로 20년 전 일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성동교회..

난 샤론찬양대 알토파트에서, 형은 호산나찬양대 테너파트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할렐루야찬양대 테너와 소프라노에서 열심히 찬양을 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하나님께서 일선에서 찬양하는 사람들로 만들어 주셨나보다. 장영수 장로님, 김성주 집사님 가정도 그렇지?? ^^* 정말 감사해야 할 일이다.

당시 할렐루야 찬양대 지휘는 양명석 장로님께서, 반주는 내 스승이신 김혜경 집사님께서 하신다.

양명석 장로님의 지휘는 카리스마가 넘쳤고, 김혜경 집사님의 반주는 하나의 실수없이 성실했다. 작은 두 눈으로 바라본 그 두 분은 정말 멋있는 분들이시다. 지금 어린 유, 초등부 아이들이 나와 새봄 누나, 영주 누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할까?? 열심히 해야겠다..

오후예배가 끝나고 할렐루야 찬양대 연습이 시작된다.

나는 너무 어려서 할렐루야 대원은 아니지만 부모님을 기다려야 하기에 찬양대 연습시간에 늘 옆에 있다. 여전히 찬양대 연습시간은 너무 좋다. 늘 기다려졌다.

간식으로 우유와 빵을 주시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나이에 어른들의 성숙한 소리로

합창음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더더욱이 찬양으로..

 

나는 김혜경 선생님 옆에 앉아 열심히 악보를 넘겨드린다. 찬양의 하모니에 나의 “악보 넘김(^^)”이 작은 한 몫을 한다는 생각에 어찌나 뿌듯했던지..

저녁 6시 넘어서 까지 연습했지만 난 연습 끝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양명석 장로님께서 5년동안, 아버지께서 3년동안 이렇게 두 분께서 할렐루야 찬양대 지휘를 번갈아 가시면서 하셨다. 아버지께서 지휘하시는 어느 해 어린이 주일, 샤론 찬양대에서 정예(?^^*) 5명을 뽑아 할렐루야 찬양대의 찬양 중간에 중창을 함께 했다. 나도 그 틈에 끼여 그렇게 원하던 할렐루야 찬양대의 찬양에 함께 했다.

얼마나 벅차던지.. 악보 넘기는 것도 좋았지만 진짜 예배시간 중의 찬양의 자리에 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하고 감사한 일인가..

 

나도 언젠가 이 할렐루야 찬양대의 대원이 되겠지..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15년 전의 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재학중인 26살 지금..

난 어느 덧 할렐루야 지휘자가 되어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내 꿈을, 아니 그 꿈 이상으로 이루어 주신것이다...

 

2008, 04, 07 제갈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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