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 제갈유태
2015. 10. 4. 20:46ㆍ나의 시
< 주인 >
제갈유태
일흔다섯쯤 보이는 노인
차 사랑이 대단하다.
발길 뜸한 새벽에
허름한 차를 닦고 있다
아마 눈 뜨자마자
차 곁에 나온 모양이다
밤새 보고 싶은 걸
어떻게 참았을까
날씨가 찬데
날마다 이슬에 젖는 차를 닦는 마음
비나 눈이 오는 밤은
속을 태우고 있었을 노인.
날새기만 기다리다
얼른 나와 차를 만지는 노인
반들거리는 저 차
주인을 참 잘 만났네.
내 영혼 닦아주는 이가 있다.
제자들 발 씻기시던 예수.
씻음 바라고 기다리는 새벽마다
내 기도는 "주님 송구합니다"
내 상처 싸매 주시고
나의 아픈 곳 어루만지시는 예수.
내 영혼 아끼시는 나의 주인
나도 주인을 참 잘 만났네.
(새벽 기도를 마치고 오는 길에 자주 보는 노인을 생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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