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 / 제갈유태
2016. 5. 9. 06:41ㆍ나의 시
깨달음
제갈유태
새 시집이 나올 때마다 보내 주던 이가 있다
때로는 슬픈 노래를
때로는 가난한 한숨을
때로는 아픈 외침을 들려주었다.
눈으로만 읽던 그의 시
멀기만 하던 그의 한숨 소리
들리지 않던 외침이더니 내가,
센머리가 되고 고목처럼 되고서야
살가죽 스치는 바람엔 슬픈 시가 흐르고
텅 빈 가슴엔 한숨이 머물러 있고
백발엔 아픔에서 익힌 외침이 물들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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