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뿌리러 나갔더니 1st story '기뻐하심을 좇아서'

2021. 3. 13. 22:58구, 홈페이지 자료

내가 전도를 받고 예수를 믿은 지 30여 년이 지났는데 내가 직접 전도해서 예수를 믿고 있는
전도의 열매가 없기에 늘 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교회 봉사를 열심히 하여 왔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허전함이라 할까 개운치 못함은 전도 열매가 없는 거 였다.
그래서 올해는 큰맘 먹고 할렐루야 성가대 봉사와
여전도회 찬양대 지휘도 그만두고 오직 전도만 하기로 하였다.
성가대하고 지휘하는 것 때문에 전도가 안되었을 리 없지만 전도를 다부지게 할 작정으로
1년 시한부로 본업(?)을 휴무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홀가분한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전도의 부담을 안으면서 2000년 새천년을
맞았는데 벌써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날 여럿이 함께하는 노방전도나, 축호 전도를 해 보았고 어떤 때 개인적으로
전도도 해 보았으나 전도를 받은 그 들이 예수를 믿고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아서
내 마음속에는 늘 전도의 열매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하면 그것이 부러웠다.
누구는 전도했는데 그 사람이 세례를 받고 집사가 되어 교회에 참 열심히 봉사하는 일군이 되기도 하는데

나는 전하기는 했으나 결실을 못 맺은 터라 전도가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겠으나

내가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전도한 게 아닌가 싶어 올해는 기어코 한 사람이라도 전도를 해서 성동교회에 등록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전도를 나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더라도 기사한테 예수를 믿도록 권유를 했다.
사업 관계로 아는 사람들한테도 전도를 하고 전도용 테잎을 주었다.
멀리 있는 아는 사람들한테는 전도 편지와 간증 테이프를 보내기도 했다.
주일날 아침에는 한 사람이라도 교회에 데리고 가려고 애를 썼다.
낙심중에 교회에 나오지 않는 상훈이(조카)를 범물동까지 가서 태우고 교회에 가기도 했다.
전 같으면 전화로 "교회로 오너라"하고는 데리러가지 않았을 것인데....

점심을 먹고 1시부터 3시까지 전도지를 교회 인근에 주차해 있는 차량 앞 윈도 브러시에
꽂으며 만나는 사람에게 전도지를 나누어 주었다.

동대구역에도 3 주정도 가서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전도했다.
그런데 벌써 3개월이 지나 가는데 아직 한 사람도 결신을 시키지 못했다.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불쌍한 노숙자도 있었고 고아 출신 중기 운전자도
있었다. 컵라면을 사서 늦은 점심을 때우는 불쌍한 노인도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5,000원을 주기도 하고 2,000원을 주기도 했다.
동대구역 광장에는 불쌍한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다소 서툴러서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랐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말의 두서가 없었다.

그러면서 한 3개월 정도 해보니 이제는 좀 늘어서 말도 조리 있게 나오고 사람들을 대하는 자신감도 생겼다.

지나간 3월 12일 주일, 그날도 동대구역 쪽으로 가던 나는 슈퍼마켓 앞 침상에 걸터앉아
초점 없는 눈으로 술병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다.
그 남자의 사연을 10분 정도 들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성경책을 꺼내서 전도를 했다.

그는 술을 먹고 있었지만, 정신은 흐트러지지 않았고 대화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그는 기독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1시간 정도 지난 후에 나는 그의 집을 확인하기 위해 그와 함께 그의 집으로 갔다
그는 아내로부터 쫓겨 난 사람이었다.
몸에는 병도 있었다. 옷은 더러웠으며 얼굴은 검었다.
그는 나를 자기 집이라며 어떤 빌라의 2층으로 안내했다.
문 앞에 서서 그가 초인종을 눌렀으나 안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한참을 용쓰듯 벨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자기부인에게 내가 무슨 말을 해주기를 기대했던 그가 낙담하며 주저앉는 것이었다.
그는 계단에 털썩 주저앉으며 깊은 한숨을 내 쉬었고 말없이 고개만 숙였다.
나는 그의 두 손을 마주 잡고 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칠 때 그는 아멘이라고 했다.

 

다음 주일 아침에 내가 데리러 갈 테니 깨끗한 옷 입고 기다리라고 하고는 계단을 내려왔다.
왠지 모르는 눈물이 흘러 나왔다.

오후 예배가 시작되기 전 찬양 시간에 밖에서 누가 찾는다고 연락이 와서 나가보니 그 사람이었다.
그를 데리고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때가 묻은 자기 윗도리를 벗어서 한쪽에 놓고 나와 함께 앉아서 예배에 참석했다.
술 냄새가 내 코에는 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술 냄새가 심하게 느껴진 것  같았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더러워서 다음 주일 날 깨끗한 옷을 입고 만나자고 했던 나에게
"기도하고 싶어서 오늘 왔습니다." 하고 찾아온 그였기에 예배 도중에 내내 나는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
하나님께서는 옷이 문제가 아닌데 나는 옷을 문제 삼았고 술 먹은 것을 문제 삼았지 않았던가.
'아버지 집에 당장 같이 갑시다' 하는 것이 전도인데 나는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그를 판단만 했다.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참전도가 될 것 같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하는 전도, 사람의 판단에 의해 하는 전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전도가 아닌 것을 깨달았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는 나이가 되면서 비로소 이제 전도를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문득 정신이 든 지금 나는 전도를 하기에는 아직도 멀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는 오후 예배를 드린 후 나와 헤어져 집으로 갔다.
아마 집에는 못들어 갔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 이야말로 하나님을 필요로 했던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그와 같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도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붙여 주신다는데 ...

나는 성동교회의 기도 모닥불 회원들은 나처럼 늦게 깨닫는 사람이 되지 말고
젊을 때부터 부디 전도에 적극성을 가지고 열심히 친구들을 전도해서 하나님으로
부터 많은 상을 확보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올린다.

전도 많이 한 사람이 최고의 상을 받을 것이다.

요즘 내 마음은 전에 없이 매우 기쁘다.
전도할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내게도 상을 준비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오후의 찬양이 내게 뜨거운 요즘이다.
할렐루야!

2000. 3. 22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