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3. 23:05ㆍ구, 홈페이지 자료
며칠 전, 서울의 소망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부부는 책상을 옆에 같이 쓰기 때문에 옆에서도
전화기 저쪽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습니다.
"엄마 나 머리 깎았다..."
" 왜? 머리는 갑자기.....응?"
"그냥----"
통화가 끝난 후 아내가 나한테 들려 준 말을 듣고
나는 "글마 왜 머리를 깎았지? 각오를 새로 하는 모양이지?" 하면서도 이상했습니다.
머리 숱이 적어서 무스를 약간 바르고 얼굴의 여드름을 신경 쓰던 애였기 때문에 머리를 깍았다는 꿍꿍이 속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온 전화를 받고서는 소망이가 머리를 깎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소망이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애랑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만나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번 야마하 피아노를 하숙방에 넣어 줄 때 봤던 책상 위의 먼지는 대단했습니다.
콩쿨이다 연주다 저도 바쁘겠지만 웬 먼지가 그렇게 쌓였는지....
이러고 학교 성적이 잘 나오겠나 걱정이 많았었는데.....
" 얘가 정신이 딴 데 팔려 있구마는....." 책상 위를 정리 해주던 나는 속이 몹씨 상했더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기말시험에서 수학점수는 형편없이 나왔다는 전화를 해 왔었습니다.
평소에 소망이는 시험을 치르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알려 왔습니다.
다행히 다른 과목들은 잘한 모양이지만 수학 점수를 너무 못 딴것이 영 마음에 걸렸는데 서울대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피차에 했다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내 대신 녀석의 머리를 한 방 때린 분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2001. 06. 1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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