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참석

2021. 3. 13. 23:45구, 홈페이지 자료

 

(2000, 05 , 10 작성한 글)



어제 5월 9일,
조선일보를 봤더니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 씨가 클래식 음악회에
주한 외국 대사 부부들을 초청하여 함께 참석하면서 민간외교의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특집 기사가 실려 있었다.

주한 외국 대사 가족들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음악회에 초청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내용과 함께 특별석을 대거 매입해 주기 때문에 클래식 이벤트 회사들의 큰 고객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여 있었다.
평소 앙드레김 씨의 화장한 얼굴이며 말씨 하며 그의 이상한 웃음까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였는데 그런 면이 있었는가 싶어서 앞으로는 그를 달리 보기로 생각이 들게 한 기사였다.

교회 성가대원으로서 또 지휘자로서 음악과 가까이할 수밖에 없는 나는,
지휘를 배우던 시절(1989년)에 나를 가르쳐 주시던 안승태 선생님이 시립합창단 상임 지휘자였던 덕으로 대구 시립합창단 정기 연주회에 자주 갈 수 있었는데 그럴 때는 대게 가족들과 늘 함께 갔다.

크리스찬 코랄 단원으로 무대에 섰을 때나 아내가 CBS 어머니 합창단원으로 출연할 때 겪었던 일이지만 아는 친구들이나 교회에서 집사님들이 꽃을 사 들고 찾아와서 축하해 주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찾아와서 축하해 주는 것 자체도 고맙지만, 들어 준다는 것이 고마웠다.

그래서 나는 주변에 아는 이들의 연주회가 있는 날이면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반드시 참석하는 편이다.
꽃을 사 들고 가서 축하해 주기도 하지만 빈손으로 갈 때도 많다.
가서 얼굴만 내밀어도 그것이 그들에게 큰 기쁨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연설하는 사람도 청중이 많을 때는 힘이 저절로 나고, 관중이 많을수록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지치지 않듯이 음악회에 청중이 많으면 연주자는 고무되고 실력 발휘도
더 잘 되는 법이다.
어떤 행사든지 참여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주인공들에게는 엄청난 격려가 되는 것이다.

무대에 서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도 사랑의 부부합창단원으로서 간혹 한 번씩
순회 예배 찬양을 하거나 일년에 한 번씩 정기 연주회 무대에 서게 되는 나로서는 음악회를 찾아주는 사람들을 예사로 보지 않는다.

이런 참에,
클래식음악회 참석을 통해서 좋은 아이디어도 얻고,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며, 또 사업상 고객관리라는 실리도 챙긴다(주한 외교사절 부인들은 앙드레 김씨의 고객이라고 함) 앙드레김 씨의 기사를 읽고 그를 높이 평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회에 몇 번 참석해 본 나는 대구 보다 서울의 클래식음악회 참석 분위기가 훨씬 좋다는 것을 알았다.

시작 15분 전부터 자리가 거의 다 채워졌고 출입구에는 안내양이 지키고 있어서 연주 중에는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이라든지, 떠들지 않고 조용히 연주를 감상하는 모습을 보면서
연주 중에 자리를 찾아 앉고 아이들은 통로를 뛰어 다니며 연주중인데도 좌석에서 잡담을 나누는.....
실로 한심한 대구의 분위기에 비해서 서울의 세련된 모습은 나로 하여금 서울에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했다.
서울의 공기 오염, 복잡함등을 핑계로 대구가 살기 좋다고 아내에게 우기던 나였는데 ....

연주가 끝나고 로비에 모두 나와서 출연자를 기다리는 동안 밝은 표정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는 생활의 윤택함이 보이고 이름을 들먹이면 모두가 알만한 음악인들이 더러 섞여 있어 대구와 또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내가 갔던 날은 축구 감독 히딩크씨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내가 대구에 살면서 음악회에 무수히 많이 가 봤지만 음악회장에서 만나는 사람중에는 이름 있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남의 연주에는 철저히 무관심한 것이 대구의 풍토라고 봐야하나?

음악회에 참석하는 것이 배우러 온 것처럼 남들 눈에 비칠까 해서인지, 아니면 제자들 만나 자기의 체면이 깎일까 봐 그런지,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서 그런지 대구에 사는 음악 지도자들은 음악회 참석에 너무나 인색해 보인다.

일반인들의 클래식 연주장 출입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클래식 음악이 주는 이로운 점을 열거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간단히 살펴볼 수 있는 이점으로는

첫째, 가정의 화목이다.
자녀들과 함께 음악회 출입을 함으로써 공감대 형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대화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에 부모 자녀 사이의 벽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 간의 공통의 취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야 말로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둘째, 클래식 음악회에 참여하는 자체만으로도 자녀들의 정서가 안정이 되기 때문에 학업에도 프러스 효과가 있다.
하드를 한번씩 정리해 주듯이 클래식 음악회에 간혹 참석하면서 머리를
정리하는 투자는 공부를 계속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음악회는 고급사교장이 될 수도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끼리 그간의 소식도 듣고 새로운 정보도 교환하고 출연자의
그간의 노고를 격려해 주면서 사람 사는 멋을 고상하게 한껏 내 볼 수 있는 그런 장이
될 수 있음으로 얼마나 좋은가.
사람마다 여러 가지 취미를 가질 수 있겠지만 음악회 참석은 그 중 고급 취미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음악은 사람을 고상하게 만들고 아울러 품위를 높여주며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집에서 오디오를 듣는 것도 좋지만, 연주회장에서 직접 듣는 생생함은 한껏 마음을 새롭게 해주는 힘이 있다.
고집을 버리고 헛된 욕심을 버리게 하며 넓고 높은 기상을 지니게 하는 클래식 음악회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싶다.

앙드레김 씨의 클래식 애호 활동을 그린 기사는 상쾌한 소식이었다.


2000, 05 , 10

 

 

 

 

믿음이     글

 

시편 101편

1 내가 인자와 공의를 찬송하겠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 찬양하리이다.

2 내가 완전한 길에 주의하오리니
주께서 언제나 내게 임하시겠나이까
내가 완전한 마음으로
내 집 안에서 행하리이다.

3 나는 비루한 것을
내 눈앞에 두지 아니할 것이요
배도자들의 행위를 미워하니
이것이 내게 붙접지 아니하리이다

4 사특한 마음이 내게서 떠날 것이니
악한 일을 내가 알지 아니하리로다

5 그 이웃을 그윽히 허는 자를
내가 멸할 것이요
눈이 높고 마음이 교만한 자를
내가 용납지 아니하리로다

6 내 눈이 이 땅의 충성된 자를 살펴
나와 함께 거하게 하리니
완전한 길에 행하는 자가
나를 수종하리로다

7 거짓 행하는 자가 내 집안에 거하지 못하며
거짓말하는 자가
내 목전에 서지 못하리로다

8 아침마다 내가 이 땅의 모든 악인을 멸하리니
죄악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에서 다 끊어지리로다

......

완전한 길(a blameless life)로,
완전한 마음(blameless heart)으로,
주의 임재를 기다렸던 다윗을 닮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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