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연습

2008. 11. 25. 08:21칼럼

아파트는 살기에 편리한 점도 많지만, 아래층과 위층 사이에 소리가 아주 민감하게 잘 들리기 때문에 단독 주택보다 불편한 점도 있다.

특히 창문을 열어 놓고 지내는 여름이 되면 아래위층 사람들 눈치 보느라 찬송을 크게 부를 수 없어서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아파트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퇴근 시간이 늘 늦은 우리 부부는 저녁을 먹고 나면 이미 밤이 깊어서 찬송가를 한 곡 부르고 싶어도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어서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 음정을 맞추어 한 곡을 부를라치면 어머님께서 금방 제동을 거신다.

"밤이 늦었꾸마는 밑에 사람 욕한다."

어머님의 만류에 나오던 목소리는 그만 풀이 꺾여 볼륨이 급속히 줄어들고 만다.

여름에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으로만 보자면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다.

 

창문을 닫는 겨울에는 안방에서 마음을 놓고 찬송가를 크게 부르며 목청을 가다듬는다.

내가 즐겨 부르는 곡들은 찬송가 221'나 가나안 복지 귀한 성에 들어가려고',

460'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424'나의 생명 되신 주'

성가 독창곡 '오 거룩하신 주님 그 상하신 몸'

'어지신 목자 양 먹이시는 곳',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등이다.

 

이 곡들은 하도 많이 불러서 가사를 다 외우는 곡들로서 언제든지 특송을 부를 수 있는 나의 레퍼토리가 되었다.

내가 몇 곡을 계속 부르고 있을 때면 아내도 방으로 들어와서 같이 부르곤 한다.

 

나는 찬송을 부르면서 어떨 때는 녹음을 해서 들어본다.

녹음을 들으면 내 소리의 미흡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며,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찬송은 신자가 마땅히 하나님께 드려야 할 것으로서 감사와 영광을 노래로써 표현해 올리는 것이다.

찬송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래서 찬송을 가까이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여름이면 나는 철 따라 이동하는 철새처럼 노래를 부를 장소를 찾아 출입구 쪽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화장실은 밀폐된 공간인데다 커다란 거울이 있어서 입 모양을 바로잡기에 좋고 복식호흡이 제대로 되는지 살필 수도 있고 공간이 작아서 적은 힘을 가지고도 소리내기가 편해

여름철 노래 부르기에는 적절한 장소라고 생각된다.

 

샤워하면서 큰 소리로 속 시원하게 찬송을 부르고 나면 기분은 매우 상쾌해진다.

성악은 독학으로 안 된다지만 연습을 반복함으로써 소리의 나가는 방향과 음색 등을 느낄 수 있게 되어서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교회 찬양대에서나 사랑의 부부합창단에서 찬양하는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서 봉사할 때 빠지지 않고

제 몫을 감당할 수가 있게 되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무엇이든지 연습과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기능이 향상되기 마련이다.

나는 다른 그것보다 하나님 앞에서 찬송하는 자로 봉사하기 위해 ,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그릇이 되기 위해 노래 연습을 계속한다.

 

현재 우리 부부는 사랑의 부부합창단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부산 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이기도 한 김강규 집사님을 통해서 합창 소리와, 발성법 등에 관해서 잘 배우고 있어서 연습을 다녀온 날은 그날 배운 것이 자극제가 되어 그대로 불러보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불러보곤 한다.

 

합창할 때 레가토(부드럽게 연주하는 것 )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것을 배운 후

에는 열심히 레가토를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교회 찬양대 연습을 시키면서 여태껏 문제점을 느끼고 있었으나 어디를 고쳐야 할지

찾지 못하다가 레가토를 터득하고 난 후 대원들에게 가르치면서 합창의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어 참 기뻤다.

 

호흡량도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필요한 만큼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합창 정기연주를 할 때나 연습을 할 때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호흡을 길게 유지하며

지휘자가 원하는 만큼 소리를 길게 낼 수 있게 된 것은 꾸준히 연습한 덕이라고 생각한다.

성악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합창단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교회 순회 찬양이나 정기 연주회를 통해서 성가를 통한 복음 전파 활동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고 잘 감당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악기(성대)

최대한 갈고 닦아야 하겠기에 여름철이라도 우리는 쉬지 않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서 소리를 가다듬는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2001, 09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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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성광
작성일 : 2001/07/16 11:14

집사님!! 아파트 화장실은 옆집에서 소리가 아주 잘 들린다는 거 아십니까?
저도 화장실에서 자주 노래하는데 우짜다가 조용하게 볼 일 볼 때 옆집에서 아이들이 자기 엄마 부르는 소리가 크게 들릴 때면 소리내어 노래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할 때가 있지요. 집사님도 옆집 확인하고 노래부르세요...
옆집이 아마 교회나가시는 분일지 모르겠네요.... 찬양과 함께 무더운 여름을 이겨나가시고 다음에 뵙기를...

김강규 집사님의 글
우리의 멋진 제갈유태 집사님! 저 보다도 더 음악에 열심이신 집사님. 도리어 저에게 많은 자극이 됩니다. 저로 인해 집사님의 음악활동에 도움이 되셨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늘 도전적인 집사님의 모습에 젊은 지휘자 더욱 힘을 내어 봅니다.

현상민 목사님께서 주신 글 07/16[09:25]
멋지십니다. 저희 교회는 모든 특송을 외워서 부르게 했습니다. 한 3년되었는데, 지금은 모두들 수준급들입니다. 매주 금요기도회와 찬양예배등에 4-5번의 특순이 있는데, 정말 잘 외워서 은혜스럽게 합니다. 찬송은 외워야 참맛이 납니다. 말 그대로 특송(특별히 부르는 노래)인데도 보고 성의없게(물론 많은 연습을 하고 보고서 정확하게 부르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른다면 우리 주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리라 생각?
합니다. 제갈유태집사님께서 외워 부르시는 곡이 더 많아지셔서 안보고도 100곡정도 찬송을 부르시는 멋진 집사님, 하나님의 사랑을 지금보다 더욱 듬뿍 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창숙 집사님께서 주신 글

짱아 07/16[09:57]
제갈유태 집사님!! 정말 멋진 모습이 한눈에 그려집니다.
저도 제대로 발성법을 배우지를 못하다가 김강규 집사님을 만나면서 소
리가 달라지고 호흡량이 늘어난 것을 알수가 있지요.
찬양을 드릴때는 외워서 드리는게 맞는 것 같으네요.
저희 교회에는 그런 모습이 극히 드문일인데...
저희 가정으로 부터 시작을 해보아야겠습니다. 제갈유태 집사님의 폼잡
고 찬양드리는 모습을 함보고싶어지네요. 찬양과 함께 주님의 은
~혜가 충만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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