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나를 건지시는 나의 주...(그 후 이야기 )

2008. 11. 25. 08:27칼럼

그 일주일이 지난 오늘 아침에 교회로 가는 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믿음이가 오후 청년 요셉 예배 실황을 캠코더로 좀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해서

옷을 먼저 다 차려입은 나는 카메라를 가지러 갔습니다.

" 내 갔다 올 테니까, 950분까지 아래로 내려와...꼭 시간 지켜야 돼..."

했더니 아내가 " 10시까지, 10 시까지..." 하며 시간을 흥정하더라구요.

그래도 나는 950 분을 우겼습니다. 그래야 10시쯤에 출발 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 안 돼.! 950 분까지 내려와. 믿음아 너도 알았지?"

이때, 아내와 믿음이는 교회에 갈 준비가 영 덜 되어 있었습니다.

아내의 화장 시간을 알고 있어서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단단히 작심한 사람처럼 선포하듯 말했습니다.

 

내가 캠코더를 가지러 사무실에 갔다 와서 아파트 관리실 앞 큰길에 왔을 때 아내와 믿음이는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10시 정각인데도 나와 있지 않다니.

이거 본때를 보여? 그냥 가버려?

아니지 그냥 가면 성가대 지장 있제?

나는 잠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조금만 더 너그럽게 마음먹기로 했습니다.

 

아내가 소프라노 소리를 좀 내는 편이니까, 아내가 없으면 곤란하다고 지휘자 양 집사님이 간혹 말해 온 바 있음을 내가 압니다.

그래. 첫날이니까, 조금 더 기다리자.

103분이 되었을 때 아내와 믿음이가 헐레벌떡 뛰어왔습니다.

 

차에서 내려 허리에 손을 고운체 서서 있던 나는 일부러 화가 난 척하고

째려봤더니 아내가 손가락으로 V 자를 만들어 공중에다 동그라미를

그리며 웃으며 뛰어오는 거 아닙니까?

 

믿음이도 웃으며 양복을 한 손에 들고 넥타이를 매지도 않은 채 쫓아 왔습니다.

"출발하려던 참이었어."

 

교회로 가면서 화장을 열심히 하는 아내와 넥타이를 매느라 바쁜 믿음이를 곁눈으로 보면서 나는 속으로 웃었지요.

흐흐흐. 다음 주엔 950분이니라.... 하고 말이지요.

 

교회에 당도하니 1015분이었습니다.

성가대 연습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주에는 기필코 무언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2001. 09. 02 쓰다.

 

 

 

============= 2001·09·24 17:43

 

저두 지각하지 않도록 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히~~

근데요 집사님 저 돌아오는 주일에요...

제주도 이모댁에 가거든요.. 어머니랑...
아마 29일 저녁에 출발할껍니다..

그래서 참석 못할꺼 같아요...
ㅡ.ㅡ

더 겸손한 맘으로 기도하고 잘 하도록 애쓸께요 저두요^^

멋지십니다...
^^

 

- 안은영-

 

 

================ 2001·10·18 22:45 

 

집사님, 제가 우려했던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아 얼마나 감사한지요? 다음 주엔 더욱 은혜롭게 주일이 시작되겠네요!!! 샬롬! 근데 제가 누군지 모르시나요? 저는 서울 CCL의 정영 집사랍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ㅋㅋㅋ 2001/10/04

 

- 정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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