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인도 델리에서 큰 아들 믿음이가 드림.

2008. 12. 14. 22:47믿음이, 영아

아빠.
저예요.
여기서 마침 노트북을 쓸 수 있어서 한글로 써서 메일을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엄마도 할머니도 건강하게 잘 계시죠? 소망이도 잘 있죠? 지난 번 서울에서 소망이가 사준 티셔츠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여기 아침 저녁으로 조금 추워서 긴 티셔츠가 요긴하거든요.

저는 지난 3일간 델리에서 인도 인터서브 선교회로부터 오리엔테이션을 받았어요.
여기 와있는 각국의 선교사들로부터 * 인터서브 소개 * 인도의 문화 * 인도의 종교적 상황 * 힌두에 대한 소개 * 이슬람에 대한 소개 * 선교지에서 육체적, 정신적, 영적 건강 지키기 등을 교육받았어요. 인도 언어인 ‘힌디‘도 간단하게 배웠어요.
여기서는 모든 교육을 영어로 받는데 미국 선교사와 뉴질랜드 선교사에게서 하루종일 영어로 수업(?)을 받느라 머리가 아팠어요. 그래도 그 선교사들이 배려해주어서 천천히 말해주었고 쉬운 영어를 사용해주어서 다행이었어요.

처음에는 이러한 오리엔테이션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받으면서 점차로 내가 정말로 인도에 파송된 선교사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는 인도에 적응하는 문제 뿐 아니라 인도사람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함께 느끼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특히 사회적 계급 제도인 카스트 제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잘못된 종교 우상숭배 때문에 온 나라가 영적으로 눌려있고 묶여있다는 사실에 참 마음이 아팠어요. 병원에 가면 곧 인도 현지인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기회가 생길 텐데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야할 필요를 느꼈어요.

여기에서 친구 영우랑 함께 아침마다 말씀을 보고 기도하고 있어요. 여기 인터서브에서는 인도에서 힘든 문제가 생기거든 포기하거나 한국으로 돌아가지 말고 그대로 그것을 기도제목 목록을 만들어 기도하라고 해요.
지난 주일에는 교회에 갈 수 없어서 영우랑 둘이서 호텔방에서 예배를 봤는데 영우가 예배 인도를 하고 제가 말씀을 전했어요. ^^; 앞으로도 계속 매일 하나님 말씀을 보면서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준비하려고 해요.

아참, 여기 인도 사람들은 그들의 모국어인 ‘힌디’ 뿐 아니라 영어도 사용할 줄 알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문제는 없어요. 여기 델리는 사람도 정말 많고 차도 정말 많고 도로도 더럽고 먼지도 많아요. 오토릭샤라는 3륜차가 대중교통 수단인데 온 도로가 오토릭샤와 사람, 차로 붐비고 시끄럽고, 집이나 도로는 꼭 우리나라 70년대 초반 분위기 같아요.

다행히 여기 음식들이 맛있고 입맛에 맞아요. 여기서는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데 저도 월요일 점심때부터 오른손으로 밥도 먹고 빵도 먹고 했어요. 손으로 카레도 떠먹고 반찬도 떠먹는데 시간이 갈수록 적응이 되어서 재미있고 꼭 제가 인도사람이 된 것 같아요.

저는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기차를 타고 베툴이라는 곳에 가게 되요.
델리에서 남쪽으로 900 킬로미터 떨어진 곳인데 기차 안에 침대도 있어서 자면서 갈 수 있어요.
여기 시간이 한국보다 3시간 30분 늦으니깐 아마 한국 시간으로 수요일 오후 10시쯤이면 기차를 타게 될거예요.
베툴에서 Padhar 병원 관계자를 만나게 되고 그 때부터 병원 실습이 시작되요. 병원은 베툴에서 조금 더 가야 나오는데 인도에서도 비교적 잘 되어있는 병원이라고 들었어요. 거기서 병원 실습을 3주간 하게 되고 다시 델리로 와서 방콕을 거쳐서 인천으로 가게 되는 거예요.

거기는 시골이라서 연락하기가 지금보다 더 어렵게 될지도 몰라요.
혹 연락이 없더라도 걱정하지는 마세요.
문제가 생기게 되면 곧 한국 인터서브로 연락이 가게 되고 곧바로 밀레로 연락이 갈테니깐요.
정말 무소식이 희소식.. ^^;
그렇지만 연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대로 연락을 다시 드릴게요.

아빠, 엄마, 할머니
저를 위해서 기도 해주세요.
제가 가는 곳에는 힌두교도 많고 이슬람교도 많아요. 영적으로 눌릴까봐 많이 걱정이 되요. 그리고 오고 가는 동안에 짐을 도둑을 맞는다던가하는 위험하고 난처한 일을 당할까 걱정이 되요.

1. 미신과 우상숭배의 땅에서 영적으로 눌리지 않도록 말씀과 기도생활을 아침마다 할 수 있도록
2. 기차를 타고 오고 가는 중에 짐을 도둑맞거나 위험한 사람을 만나지 않도록
3. 음식에 잘 적응하여서 설사를 하지 않도록
4. 병원에서 만나는 인도인에게 사랑을 베풀수 있도록, 그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5. 총명함을 주셔서 실습하면서 최선을 다해 적극적인 자세로 배우고 협력하도록

힘있는 기도의 힘이 이곳 인도에서 느껴지도록 열심히 기도해주세요 ^^;

아빠, 엄마, 할머니, 소망이 모두 보고 싶어요.
다시 연락을 드릴게요. 사랑해요.

2003. 2. 12. 인도 델리에서 큰 아들 믿음이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