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 총무 컨퍼런스 간증

2010. 2. 7. 22:47칼럼

 

 

 

작년까지 오사카 목장의 순장으로 있다가 새 해부터는 두모 목장의 순장으로 가게 되었다.

오사카 목장은 내당동, 봉덕동, 상동, 신천동, 수성동, 범어동 등 지역이 꽤나 넓다.

연령은 김** 권사님이 제일 젊으시고 88세인 이*순 권사님이 제일 연장자 이며 가정수로는 열 가정이다.

안*자, 이옥*, 김*임, 오*선 집사님은 각각 혼자 사시는 일흔이 넘는 할머니들이다.

 

새로 담임 목사님이 오신 후 구역을 목장으로 개칭하고 목장제도에 관련한 교육을 할 때 순장은 목장가족들을
잘 섬기는 것이라고 배웠다.

할머니들을 잘 섬기는 방법이 무얼까 생각하다가 수시로 전화를 하기로 했다.

화요일 쯤 전화를 한 번 하여 성경을 몇 장 읽었는지 묻고 문안 인사를 한다.

목요일 쯤에 전화를 또 해서 어느 집에서 목장모임을 한다고 알려준다.

금요일 다시 전화를 해서 몇 시에 모이자고 연락을 하고 만난다.

 

아내와 둘이서 가게를 꾸려 나가기에 한 주간이 어떻게 빨리가는지 돌아서면 금방 금요일이 된다.

그렇지만 목장 모임은 내가 국내에 있을 경우 거의 빠짐없이 모였다.

목장 모임에 갈 때는 아내와 어머니와 그리고 김*임 집사님을 태우고 간다.

주일 낮 예배 때에 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되새겨보며 삶에 적용하는 문제를 서로 나누고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목장모임을 진행해왔다.


내가 잊지 못할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오사카 목장에 뇌졸중으로 고생하시는 이*희 권사님이 계신다.

몸이 불편하여 남편, 최** 성도가 늘 데리고 교회에 출석하는 권사님이다.

젊었을 때는 찬양대원으로 열심히 봉사하셨고 평소에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이다.

이 권사님은 다른 집에서 목장 모임을 할 때는 참석하지 못하고 두 달에 한 번 꼴로 돌아오는 순서가 될 때면 우리가 집에 찾아가서 목장 모임을 가졌다.

 

최근에, 화장실을 다녀오시다가 그만 넘어져 허리를 다친 후로는 꼼짝을 못하고 누워계신다.

허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안*자 권사님과 함께 심방을 갔다.

이 권사님은 우리를 보고 무척 반가워하셨다.

우리가 방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 권사님은 “ 아이고, 장로님,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시며 우셨다.

찬송가 471장을 부르고 말씀 한 구절을 읽고 용기를 내자며 권면의 말씀을 드렸다.

심방을 마치고 일어서는 나의 손을 붙들고 이 권사님이 “ 제갈장로님을 보니 예수님 본 것처럼 눈물이 납니다.”

하면 한 동안 내 손을 놓지 않고 우셨다.

이 권사님의 그 말 한마디는 한 동안 내 귀에 남아 멤돌았다.


돌아오면서 나는 목장 가족들을 더 잘 챙겨야 되겠다는 다짐을 새로이 하게 되었다.

 

혼자 자리에 누워서 얼마나 외로웠기에 못 난 나를 그처럼 반가워했을까 생각하면 심방은 섬기는 일 중의

최상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병들어 심신이 약해져있는 성도들을 주의 이름으로 심방하는 것은 예수께서 ‘내가 아플 때에 돌아보았느니라’ 하신 바로 그 섬감의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지난 성탄절 날 새벽에는 새벽기도를 마치고 이*희 권사님 댁에 새벽송을 갔었다.

해마다 다니던 성탄절 새벽송을 올 해는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희 권사님 댁은 도저히 빼놓을 수 없어서 장*수 장로님 내외와 함께

이 권사님 댁에 찾아갔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 이 권사님 가게 앞에서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한 후 눈을 떠보니 가게 불이 켜지고 인기척이 들렸다.

최*곤 성도가 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가게가 길 쪽으로 있고 한 칸 안으로 방이 있어서 듣기려나 싶었는데 나오신 것이다.

와주어서 고맙다는 최*곤 성도와 인사를 하고 우리는 선걸음에 각각 집으로 돌아왔다.

안방에서는 이*희 권사님이 옛 날을 회상하며 또 울고 계실 것만 같았다.


목장원들을 섬기는 것은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삶과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11월달, 집이 누추하다며 절대 오지 말라고 심방을 사양하던 오*선 집사님에게 추수감사절 과일 바구니를 전달하겠다는

이유를 대며 기어코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단 칸 셋방에 혼자 사는 할머니의 삶을 보고 말씀으로 위로하고 돌아 왔는데 그 후로 오*선 성도는 더 열심히 교회에 출석을 하며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고 나와는 교회에서 만나면 더 반가워하고 지낸다.


소외된 자나 병든 자, 약한자에게 교회가 잊지 않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누군가 기도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난 중에 있는 그들이 얼마나 큰 힘을 얻는지 체험적으로 깨닫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제 새 해부터 두모 목장에서 새 가족들을 섬기게 될 때에 그동안 오사카 목장원들을 잘 섬기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며 열심을 다해 볼 생각이다.

내가 일흔이 될 때까지 산다면 9년 남았다.

하나님께서 일흔까지 살도록  하신다면 , 건강을 주신다면 남은 여생을 하나님 기뻐하실 일을 하며 살고 싶다.

 

2010, 1월22일 두모 목장 순장 제갈유태

 

(이 글은 지난 2010년  1월 22일 있었던 순장 총무 세미나에서 발표했던 간증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2009년  성*숙 권사님 댁에서 목장 모임 할 때

 

                                2009년 12월,   요람에 실을 사진을 찍을 때 오사카 목장원들

 

 

                                      절제마을 전체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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