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찬양단 동행기( 대백 앞 광장 편)

2020. 9. 6. 22:30구, 홈페이지 자료

오늘은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다.
대형 참사가 있었던 중앙로 전철역을 방문하고 점심을 먹는 일정만 남았다.

교회에서 느지막하게 출발해서 10 분쯤 거리인 롯데 백화점 대구 역사점 옆에 버스를 세웠다.
걸어서 지하상가를 거쳐 중앙로 전철역으로 갔다.
중앙역은 지난날의 슬픔과 상처를 지닌 채 현재는 말끔히 단장되어 있었다.
사고 현장까지 내려가지는 않고 현장과 가까운 광장에서 둘러서서 기도를 하고 찬양을
불렀다.
<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아마 단원들의 가슴은 대구지역에 드리워진 어둠의 세력들을 하나님께서 거두어 주시고
다시 한번 한국의 예루살렘이라는 명예를 대구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가득했으리라.
지하 광장을 나온 단원들은 대구백화점 앞 광장으로 이동했다.

외투 깃을 세운 체 성큼성큼 앞서 걸어가고 있는 소망이 옆으로 뛰어가 같이 걸으면서 아까부터 궁금하게 여겼던 것을 물어보았다.
“ 애, 소망아! 전에 보니 다른 교회에서는 어깨띠를 두른다던가 아니면 플래카드를 세워서 어느 곳에서 왔는지 알게 하더구마는 너거는 아무것도 없어서 어디서 왔는지, 누군지 어떻게 알겠노?...”
소란스러운 소리 때문에 좀 큰 소리로 묻는 내게 소망이는
“ 아빠, 괜찮아요. 하나님 앞에 찬양하는데 뭐....”라고 했다.
순간 내 가슴이 또 찡하고 울리며 콧등이 시큰거렸다. 아마 붉게 달아오르고 있는 거겠지.....

내 믿음이 수준 이하인가? 아니면 소망이와 그의 친구들이 좋은 신앙 교육을 받은 걸까?
이들 선교단원들이 찬양을 하는 목적과 찬양에 대한 인식이, 내가 갖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나며 훨씬 성숙한 것이기에 부끄럽고 하나님 앞에 죄송스러웠다.

대구 백화점 앞 광장은 많은 인파로 인해 시끄러웠고 어수선했다.
산만스러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단원들은 전연 개의치 않고 둘러서서 자신들의 할 일을 했다.
소망이가 대표로 기도를 했다.
천천히 하면 좋을 것을 너무 빠르게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 아버지...’ 를 필요이상으로 반복했다.
귀를 기울여 기도를 듣는데 기도가 뜨겁고, 뚜렷한 기도의 줄을 잡고 있는 것 같았다.
통성으로 기도하는 순서와 찬양하는 모습을 길 가던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며 지나
갔지만 이들이 무엇 때문에 이 곳에서 기도하며 찬양하고 있는 가를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백 앞 광장에서도 세 곡을 찬양한 후 약 600 m를 걸어서 대기한 버스에 올랐다.

점심을 먹기 위해 버스로 간 곳은 칠성동 공동어시장.
대구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났기 때문일까 단원들은 식탁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며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식사비용은 어떤 이로부터 서울을 출발할 때 받았다고 최 전도사님이 내게 말했다.

점심을 먹고 서울로 출발해야 할 시간 3시 30 분.
4박 5일간의 대구 순회 찬양사역을 은혜 가운데 마치고 이들이 서울로 올라가야 할 시간이다.
자식같이 생각되며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정이 가는 얼굴이다.
단원들이 무언가 내게 선물을 했다.
“ 장로님, 저희들이 선물을 샀거든요. 편지도 있는데 집에 가셔서 보세요.
그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 장로님 고마웠습니다. I love you"

버스 문 곁에서 단원들이 오를 때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웃음으로 배웅을 했다.
“잘 가게. ”
“ 아버지 고맙습니다. ”

총무 한경진 군, 회장 위정민 군은 소망이와 절친한 친구로서 나를 아버지라고 불렀다.
여학생들도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며 차에 올랐다.
잘해 준 것도 없는데 .....
고생한 것보다는 더 큰 위로의 인사를 들었다.

소망이와 몇몇 단원들은 남고 차례차례 버스에 오르는데 다른 단원들과 포옹을 하며 작별하는 것을 아쉬워하던 소망이가 작년에 지휘를 했던 선배 재도 군과 포옹을 하며
" 형, 잘 가! " 인사를 하더니 그만 눈물을 흘리고 있지를 않는가?.
선배로서 후배들을 사랑하고 있는 제도 군은 내일 프랑스로 출국한다고 한다.
잠시 헤어짐을 서로 아쉬워하고 있는 단원들의 모습은 예수 안에서 형제자매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아 보기에 아름다웠다.
단원들 모두가 돈독한 신앙과 선후배의 뜨거운 사랑으로 사역을 감당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내 마음은 여간 든든하지 않았다.
단원들이 다 탄 후에 나는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그동안 대접이 소흘했던 것이며 , 불편한 잠자리며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서 양해를 구하였다.
하나 같이 다 귀한 집안의 자식들인데 객지에 와서 4 박 5일 간 고생을 하다 올라가는 이
들에게 하나님께서 보상해 주실 것이라는 말밖에는 다른 것을 줄 수 없었다.
버스 기사에게 안전 운행을 당부하고 나는 대구에 남은 몇 단원들과 함께 손을 흔들어 이들을 보냈다.

"잘 가, 안녕! ”
“ 안녕히 계십시오. ”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노래하는 천사들은 서울로 떠났다.
사람 의식하며 준비하고 찬양하던 내게 하나님만 바라보며 찬양하도록 가르쳐 주었다.
노래하는 천사들과 함께 한 4박 5일간은 내 평생 잊지 못할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이 땅의 어느 곳을 가든지 가는 곳마다 내게 준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은혜를 끼치며 성령이 함께 하시는

찬양단이 되기를 기도하리라.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