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일장로 회고록(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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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을 향하여 [3]
본향을 향하여 [3] 운혁 아저씨와 나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승차하려고 애를 썼으나 밀고 당기는 사람들 힘에 밀려 함께 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내 옆에선 일본군 중위 한 사람이 옆구리에 긴 일본도를 차고 한 손엔 큰 보따리를 든 체 승차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군인이라고 해서 나보다 나을게 없는지 그도 기차에 오르지 못해 쩔쩔매고 있었다. 나보다 행동이 빠른 운혁 아저씨가 날렵한 몸놀림으로 사람들을 밀치고 열차 안으로 들어가며 소리쳤다. "내가 먼저 열차 안으로 들어가서 좌석을 잡을 터이니 김 군은 저 일본군인의 보따리를 달래서 들고 천천히 올라오게!” "네, 그러지요. 아저씨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세요” 내가 중위의 보따리를 달래서 들고 그와 함께 객차 안으로 들어갔을 때 아저씨는 벌써 ..
2008.12.24 -
본향을 향하여[2]
본향을 향하여[2] - 첫 부임지 1940년 3월 8일 나는 경성상업실천학교를 졸업하였다. 졸업 후 처음 얻은 직장이 동두천조합이었다. 내가 맡은 일은 식산계의 산업육성지도였다. 오전엔 내무업무를 보고 오후엔 대부 신청자들의 재산현황과 토지명기장, 등기부 열람 등을 위해 면과 등기소를 바쁘게 돌아다녔다. 이 때 나는 작은 방 하나를 얻어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외로운 처지일수록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자고 여겨 동두천 감리교회에 적을 두고 내 집처럼 들락거렸다. 외롭고 허전할 때가 많았지만 신앙생활도 그렇고 직장생활도 그렇고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조합에 근무한지 꼭 오십 일 되는 날 고향에서 아버지가 올라오셨다. 아버지는 나를 매우 대견하게 여기시는 눈치였다. 어렸을 때 온갖 병치레로 사람구실도 못할 ..
2008.12.24 -
본향을 향하여 [1]
(이 글은 제가 존경하는 저의 장인되시는 김문일 장로님 회고록입니다. 김문일 장로님은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교육생들에게 명강의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화를 끼쳤던 분으로서 고 김용기 장로님의 조카가 되십니다. 믿음의 선배로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 많은 분이고 한 세대 앞서 사신분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이 곳에 올리는 바입니다. 공직에 계시면서 그리스도인의 양심으로 청렴하게 평생을 사신 분이셨기에 오늘 세상의 작은 등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이 글은 동생(필명 제갈민) 이 정리해 책으로 발간한 내용입니다. --------------------------------------------------------------------------------------..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