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58)
-
봄비-제갈유태
봄비 / 제갈유태 이천 이십 년 이월 지금, 대구가 많이 아픕니다. 그치지 않는 비 따라서 대구가 울고 있습니다. 봄비가 와도 잊고 시름에 잠겨 말도 잃고 창밖만 봅니다. 오는 이 없는 창밖은 비가 내리고 해마다 봄비 올 때면 땅도 녹고 마음도 열렸는데 잿빛 하늘은 가슴속까지 비를 뿌려댑니다.
2020.03.07 -
단풍이 물들 때면 / 제갈유태
단풍이 물들 때면 / 제갈유태 나지막한 산자락에 단풍이 물들고 있네요 꽃보다 단풍을 좋아하던 당신이 생각납니다.. 갈색 원두 향을 내며 부서지듯 엽록소 부서지는 가을 산 갈색 향으로 뭄드니 내 맘 깊이 번집니다.. 허전한 자리 다가와 앉은 낙엽 한 잎, 내려놓고 살아야지 하던 당신의 말로 다가와 앉습니다. 바라보다 흐려진 눈에 당신이 어른거립니다. 백로 제갈유태 수성교 아래 신천에 백로 한 쌍이 산다 백로 부부는 다리 아래 서늘한 바람과 맑은 물 발길 멈추는 길손에 정을 주는 낙으로 산다. 바람 부는 날은 버들가지 춤 구경하고 바람 없는 날은 물속에 뜬구름 보면서 유유자적 사철을 산다. 오늘은 날개 운동하러 나무 마실 가는 날 반기는 가지 손잡고 앉아 시월 아침나절 햇살과 논다..
2019.11.01 -
금호강 / 제갈유태
금호강 제갈유태 까마득하게 먼 어릴 적 발가벗고 놀던 금호강 강물은 여전히 쉬임없이 흐로 세월도 쉬임없는데 나 또한 달려오길 여기까지 저 강물 닿는 곳 있듯이 내 쉴 곳 있으리니 이제는 내려 놓고 강물처럼 부드럽게 흘러가야지 함께 놀던 친구 하나 둘 두고 떠나는데
2019.06.15 -
겨울나무/제갈유태
겨울나무 제갈유태 언 땅에 선 나무 이파리 떨어지고 열매 없어 이름을 모르네 내려놓을 때 어떻게 알고 푸르던 욕망 다 내려 놓았을까 남은건 빈손 들고 올리는 긴 침묵 기도 뿐 이제는 볼품없는 몸뚱이 덮어줄 흰 눈만 기다리나 겨울이 오기전에 내려놓고 살라하네
2019.01.09 -
가을에 꾸는 꿈- 제갈유태
가을에 꾸는 꿈 제갈유태 늦가을 비 낙엽에 흩날리니 창밖에 한 해가 저무네 바람 없는 날 가만히 내려서 밟히지 않을 한쪽에 누우면 세마포 흰 눈이 나를 덮겠지 가지에 매달려 떨던 날은 다 잊히겠지 마르지 않는 생명 나무에 붙어 영원히 피는 꿈
2018.11.17 -
노래로 섬기는 자 - 찬송시 / 제갈유태
노래로 섬기는 자 - 찬송시 제갈유태 옛적에 홍해 건너서 모세가 노래했네 바다를 갈라 바로를 이기신 분 앞에서 내 백성 나의 찬송을 부르리라 하시더니 제사장 곁에 노래로 섬기는 자 두셨네 복되다 주의 전에서 노래로 섬기는 자 천사도 흠모 하네 하나님 노래하는 자 다윗은 시와 수금으로 노래하던 자더니 하나님 그를 내마음에 합한자라 하시고 왕으로 세워 이스라엘 다스리게 하셨네 미천한 입술 하늘노래 부르게 하시오니 주께서 주신 은혜를 무엇으로 갚으리까 생명의 주를 영원토록 찬양하며 살리라
2018.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