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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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 202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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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제갈유태
봄비 / 제갈유태 이천 이십 년 이월 지금, 대구가 많이 아픕니다. 그치지 않는 비 따라서 대구가 울고 있습니다. 봄비가 와도 잊고 시름에 잠겨 말도 잃고 창밖만 봅니다. 오는 이 없는 창밖은 비가 내리고 해마다 봄비 올 때면 땅도 녹고 마음도 열렸는데 잿빛 하늘은 가슴속까지 비를 뿌려댑니다.
2020.03.07 -
단풍이 물들 때면 / 제갈유태
단풍이 물들 때면 / 제갈유태 나지막한 산자락에 단풍이 물들고 있네요 꽃보다 단풍을 좋아하던 당신이 생각납니다.. 갈색 원두 향을 내며 부서지듯 엽록소 부서지는 가을 산 갈색 향으로 뭄드니 내 맘 깊이 번집니다.. 허전한 자리 다가와 앉은 낙엽 한 잎, 내려놓고 살아야지 하던 당신의 말로 다가와 앉습니다. 바라보다 흐려진 눈에 당신이 어른거립니다. 백로 제갈유태 수성교 아래 신천에 백로 한 쌍이 산다 백로 부부는 다리 아래 서늘한 바람과 맑은 물 발길 멈추는 길손에 정을 주는 낙으로 산다. 바람 부는 날은 버들가지 춤 구경하고 바람 없는 날은 물속에 뜬구름 보면서 유유자적 사철을 산다. 오늘은 날개 운동하러 나무 마실 가는 날 반기는 가지 손잡고 앉아 시월 아침나절 햇살과 논다..
2019.11.01 -
금호강 / 제갈유태
금호강 제갈유태 까마득하게 먼 어릴 적 발가벗고 놀던 금호강 강물은 여전히 쉬임없이 흐로 세월도 쉬임없는데 나 또한 달려오길 여기까지 저 강물 닿는 곳 있듯이 내 쉴 곳 있으리니 이제는 내려 놓고 강물처럼 부드럽게 흘러가야지 함께 놀던 친구 하나 둘 두고 떠나는데
2019.06.15 -
겨울나무/제갈유태
겨울나무 제갈유태 언 땅에 선 나무 이파리 떨어지고 열매 없어 이름을 모르네 내려놓을 때 어떻게 알고 푸르던 욕망 다 내려 놓았을까 남은건 빈손 들고 올리는 긴 침묵 기도 뿐 이제는 볼품없는 몸뚱이 덮어줄 흰 눈만 기다리나 겨울이 오기전에 내려놓고 살라하네
2019.01.09 -
가을에 꾸는 꿈- 제갈유태
가을에 꾸는 꿈 제갈유태 늦가을 비 낙엽에 흩날리니 창밖에 한 해가 저무네 바람 없는 날 가만히 내려서 밟히지 않을 한쪽에 누우면 세마포 흰 눈이 나를 덮겠지 가지에 매달려 떨던 날은 다 잊히겠지 마르지 않는 생명 나무에 붙어 영원히 피는 꿈
2018.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