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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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소망이 입시 문제로 아내가 서울로 간 지 이틀이 지났다. 아내가 없는 자리를 어머니께서 메꾸어 주시고 계신다. 어머니의 연세는 올해 일흔하나이시다. 몇 년 전 고혈압으로 인한 뇌동맥 경색으로 기억상실증이 처음 왔을 때 나는 무척 당황했고 아내와 아이들도 여간 걱정을 하지 않았다. " 아빠, 할머니 왜 저래? " 소망이가 어머니를 피해 나에게 물었을 때 나는" 얘, 할머니를 이제부터는 우리가 어린아이처럼 보호해야 돼..." 하고 일러 주었다. 금방 물어보셨던 것을 또 물어보시고, 어제 있었던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시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의사는 노인들에게 흔히 있는 증상이라고 하면서 처방으로 고혈압을 먼저 다스려야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혈압이 높은 줄을 모르고 있었던 나는 자식이 된..
2008.08.30 -
삼익피아노 콩쿠르 대상을 받던 날 이야기
삼익피아노콩쿠르 대상 받던 날 이야기 삼익 피아노 콩쿠르는 올해로 33회를 맞는 전통 있는 피아노 콩쿠르입니다. 피아노를 치는 학생이면 누구나 도전해 보고 싶은 대회이기에 소망이도 초등학교 4학년 때와 5 학년 때 서울까지 올라가서 출전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두 번 다 2차 예선까지 올라갔지만 입상은 하지 못하고 풀 죽은 모습으로 모자간에 쓸쓸히 대구로 내려와야만 했던 그런 인연이 있는 대회입니다. 어느 해, 콩쿠르에서 떨어지고 너무 낙심한 아내가 " 애, 소망아 우리 피아노 포기하자. 응? 너두 힘들고..." 서울역에서 기차표를 사놓고 기다리면서 마침내 입을 연 아내가 소망이를 붙들고 넉두리 삼아 마음 약한 소리를 털어놓았답니다. 그랬더니 소망이는 " 엄마는... 또 그 소리. 내가 열심히 할게. ..
2008.08.26 -
잊지 못할 새벽송....
성탄절 새벽송을 가야기독병원에 갔을 때 일입니다. 카니발에 딱 맞는 9명으로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방문하기로 하고 돌던 중 이었는데 가야기독병원엔 어쩐 일인지 응급실에 환자들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간호사 세 사람만 응글실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우린 그래도 둥그렇..
2008.08.12 -
여름을 지나는 젊은이들에게...
여름은 곡식이 익는 계절이다. 들판의 곡식과 과수원의 열매들을 익히기 위하여 여름날의 태양은 그렇게 강렬하게 쏟아지며 대지(大地)는 더워로 이글거리고 대기(大氣)는 찌는 듯 무더워진다. 태양이 온 땅덩어리를 달구어 36도쯤을 오르내리며 가열(加熱)을 하면 과일이며 열매들은 비로소 제 색깔..
2008.08.12 -
나를 지휘자로 세우신 하나님을 찬양...
그저께처럼 서울 출장을 가는 길은 내가 지휘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해서 좋다. 새마을호로 서울까지 세 시간 십 분, 지하철 타고 이동하는 시간 한 두 시간 ... 출장은 한 달에 한번 정도이지만 바쁜 생활 가운데 모처럼 생각할 여유도 생기고 나만의 시간을 얻을 수 있어서 마음까지 편하게 앉..
2008.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