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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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주인> 제갈유태
참 주인 제갈유태 내게 있는 것 그 어떤 것도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적신으로 나왔으니* 내 것은 본래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재물도 사업도 아내도 자식들도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몸 역시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머리카락 세시는 분이 따로 계시는데 가늠도 못 하는 내가 어찌 주..
2016.02.14 -
선택 / 제갈유태
선택 / 제갈유태 내가 선택해야 할 중요한 몇 가지가 있었다. 무신론보다 유신론 선택 범신론보다 유일신론 선택 진화론보다 창조론 선택 god보다 God 선택 하느님보다 하나님 선택 무덤이 있는 신보다 무덤이 없는 신 선택 지음 받은 신보다 스스로 있는 신 선택 잠든 신보다 졸지도 않는 신 선택 시대 따라 변하는 신보다 영원히 변치 않는 신 선택 차려놓고 절하며 크게 불러야 듣는 신보다 빈손에 조용히 불러도 듣는 신 선택 내가 선택한 신이 말씀하셨다 창세 전에 내가 너를 선택했다 인간이 고를 수 있는 신보다 신이 나를 선택하는 신을 믿기로 했다. ( 대구 성동교회 본당 모습, 새벽 기도 시간에...) ...더보기
2016.02.11 -
연착륙 / 제갈유태
연착륙 제갈유태 고혈압 당뇨 황색등 두 개 이 땅의 수고를 그만하고 오라 하시는가 인생이 무엇인지 일찍 알게 하시더니죽음도 미리 귀띔하시는가 어떤이는 응급실에서 입원실 수술실 거치지 않고 영안실로 곧장 추락하던데 얼마나 날 아끼시는지 이제, 천천히 내려가라 하신다 임의 ..
2016.02.02 -
눈 내린 새벽 /제갈유태
눈 내린 새벽 제갈유태 목도리에 마스크로 집 나서려다 창밖을 보니 밤새 눈세상이라 되돌아가 잠 덜 깬 눈으로 성경 몇 줄을 읽었네. 스르르 잠이 와 이불속에 드니 방주 속이 이랬을까 싶은 평온함 주여 오늘은 이불 속에서 새벽 기도를 하나이다.
2016.01.30 -
<블랙박스> 제갈유태
블랙박스 제갈유태 땅에서 사고 나도 하늘에서 사고 나도 블랙박스에 묻는다 누구 탓이냐고. 땅속으로 가도 하늘나라로 가도 블랙박스 앞에서 후회하겠지 왜 그렇게 살았느냐고 블랙박스가 세상을 담을 때 신의 블랙박스도 우주를 담겠지 애매히 고난받는 자들 눈물을 씻어 주시려고 신..
2016.01.15 -
제갈유태 시 모음
큰 손으로 갚으시는 하나님 추운 겨울 가면 머잖아 봄이 온다는 사실 알곤 있지만 막상 겨울 추위 속에서 봄은 멀듯이 형제를 사랑해야 하나님 자녀 됨을 알고 있지만 사랑 실천하기는 너무 힘들어요 작은 손으로 형제를 도울 때 큰 손으로 갚으시는 하나님을 전에는 몰랐어요 금호강 제갈유태 까마득하게 먼 어릴 적에 발가벗고 물장구치던 금호강 강물은 여전히 쉬임없이 흐르고 세월도 쉬임 없네 나 또한 달려오길 여기까지 저 강물 닿는 곳 있듯이 내 쉴 곳도 있으리니 이제는 내려놓고 저 강물처럼 부드럽게 흘러가야지 함께 놀던 친구 하나 둘 두고 따나는데 겨울나무-제갈유태 언 땅에 선 나무 이파리 떨어지고 열매도 하나 없어 이름을 모르겠네 내려놓을 때를 어떻게 알고 그 푸르던 욕망을 다 내려놓았을까 남은 건 빈손 들..
201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