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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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 제갈유태
상록수 제갈유태 한 철도 아니고 일 년도 아닌 평생을 푸른 옷 한 벌로 자족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상록수가 좋다. 액세서리 꽃 없고 귀걸이 같은 열매 안 달고도 본 모습 그대로 꾸미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상록수가 좋다. 찬 바람 불어 빛 바랜 낡은 산자락에 쇠잔한 생명들 쓰러져..
2016.01.04 -
< 겨울나무> 제갈유태
겨울나무 제갈유태 겨울나무는 이름이 없다. 잎이 다 떨어지고 열매도 없으니 그냥 겨울나무라 부른다. 겨울나무는 지혜가 있다. 내려놓을 때와 보낼 때를 알고 그냥 다 떠나보내고 없다. 겨울나무는 마음을 비웠다. 위만 보고 키우던 욕망 그냥 다 내려놓고 빈손이다. 겨울나무에게 지금..
2015.12.12 -
< 그 사람> 제갈유태
그 사람 제갈유태 큰 자리든 작은 자리든 자리를 빛내는 사람이 있다. 말과 행동이 정직하여 본받을 만한 사람이 있다 가치관과 사고와 신념도 품격 높은 사람이 있다. 겉모습 보다는 속 사람이 진정 고운 사람이 있다. 마음에 담아 두었던 것을 다 쏟아놓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한 하늘 밑에 있음이 진정 고마운 그런 사람이 있다. 신 앞에 조용히 머리를 숙이며 감사로 삶을 수놓는 사람이 있다. 언제까지 함께 있고 싶어 헤어지기 싫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어딜 가든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가 슬퍼서 눈물 흘리면 덩달아 가슴 아픈 사람이 있다. 그를 그리며 생각하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사람이 있다. 그는 어쩌면 당신 속에도 말없이 앉아 있지 않을까.....
2015.12.04 -
가을비 내리는 날 / 제갈유태
가을비 내리는 날 제갈유태 그대, 지금 가을비 내리는 창밖을 보고 있나요. 나뭇가지 흔들리고 매달린 잎 파르르 떨고 있는데 잿빛 하늘 온종일 울고 있네요. 그대, 혹시 바람에 떨어진 낙엽을 보고 있나요. 젖은 거리 쓸쓸하고 바둥거리다 떨어진 낙엽 죽어가는데 가을 타는 사람 마음이 비에 젖네요. 그대, 가을비에 젖어 속울음 울고 있나요. 이마에 골은 깊어가고 서산에 해 저물듯 힘도 기우는데 그대 그리는 나 울리고 있네요.
2015.11.19 -
<천사의 나팔꽃> Angel's trumpet /제갈유태
<천사의 나팔꽃 Angel's trumpet> 제갈유태 땅을 향해 나팔을 부는 너를 보며 마음에 찔림을 받는다. 침묵의 시대 외치는 자 없는 때 하늘 메신저 천사의 나팔꽃이여 얼마나 심판이 급하고 중하기에 수많은 나팔 땅으로만 부느냐 심판을 경고하는 네 가슴은 밤마다 진한 향으로 부서지는가..
2015.10.18 -
<교회가는 아침> / 제갈유태
제갈유태 주일 아침 아내는 바쁘다.여덟 식구 아침 챙기고머리말고 화운데이션 바르고입술바르고눈썹그려귀거리 해 팔 순 넘은 시어머니 새벽부터 챙겨 어머니 씻으세요~그 옷 말고 얇은 옷 입으세요~혈압약 드세요~신발은 이것 신으세요~ 자기 옷 골라 입고 여보~ 지퍼 좀 올려주세요. 교회가는 아침 시어머니 부축하여 걷는아내의 표정이 햇살처럼 밝다.
201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