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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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주신 뜻은
아침에 직장예배를 인도하러 오신 조 목사님께서 말씀가운데 들려주신 고, 최재식 집사의 갑작스런 죽음은 다시 한번 인생의 짧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최 집사는 올해 48 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갔는데, 내가 어렴풋이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조 목사님께서 개척을 하실 초기에 그 교회부근에 같이 전도하러 다닐 때에 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그나마 봉사하던 사람이 먼저 가버려서 남은 유족들 뿐 아니라 조 목사님께서 마음이 여간 안타깝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아까운 사람이 간 것입니다. ' 한번 왔다가 가는 것이 인생인데 가고 난 후 무엇을 남길 것인가? ' 나는 오늘 내내 생각해봤습니다. 무엇을 남기는가에 따라서 그 인생의 가치, 평가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아 곁에 있을 때..
2008.11.25 -
아들 소망이에게 보내는 편지
소망아! 이번에 네가 바라던 대로 서울대에 합격을 하게 되어서 얼마나 기쁘냐? 이옥희 선생님께서도 또 얼마나 기뻐 하시겠느냐? 아빠도 무척 기쁘다. 오늘이 있기까지 네가 열심히 연습을 하고 공부한 보람이 있구나. 그러나,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제일 큰 것 같구나. 3년 전, 네가 서울예고에 ..
2008.11.25 -
주는 나를 건지시는 나의 주...(그 후 이야기 )
그 일주일이 지난 오늘 아침에 교회로 가는 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믿음이가 오후 청년 요셉 예배 실황을 캠코더로 좀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해서 옷을 먼저 다 차려입은 나는 카메라를 가지러 갔습니다. " 내 갔다 올 테니까, 9시 50분까지 아래로 내려와...꼭 시간 지켜야 돼..." 했더니 아내가 " 10시까지, 10 시까지..." 하며 시간을 흥정하더라구요. 그래도 나는 9시 50 분을 우겼습니다. 그래야 10시쯤에 출발 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 안 돼.! 9시 50 분까지 내려와. 믿음아 너도 알았지?" 이때, 아내와 믿음이는 교회에 갈 준비가 영 덜 되어 있었습니다. 아내의 화장 시간을 알고 있어서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단단히 작심한 사람처럼 선포하듯 말했습니다. 내가 캠코더를 가지..
2008.11.25 -
주는 나를 건지시는 나의 주, 나의 여호와. (上)
오늘 아침, 교회 가는 길에 자칫하면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낼 뻔했습니다. 주일 아침이면 반복되는 일임에도 아내와 믿음이는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습니다. 약속된 성가 연습 시간은 10시부터입니다. 10시까지는 교회 연습실을 들어서야 하는데 우리 세 사람은 늘 지각합니다. 전에 내가 본 성가대 지휘를 할 때도 제시간에 가지를 못했습니다. 10시 20분쯤 되어야 도착하곤 했습니다. 아내와 믿음이 때문입니다. 아내와 믿음이는 다른 사람이 더러 10시 20분께 오고 어떤 이는 30분에도 오기 때문에 그 시간에 가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거리낌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고쳐야 할 습관이라고 나는 생각하지요. 같은 지휘자로서 늦게 들어선다는 것은 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좀 일찍 가자고 항상 말해..
2008.11.25 -
찬양 연습
아파트는 살기에 편리한 점도 많지만, 아래층과 위층 사이에 소리가 아주 민감하게 잘 들리기 때문에 단독 주택보다 불편한 점도 있다. 특히 창문을 열어 놓고 지내는 여름이 되면 아래위층 사람들 눈치 보느라 찬송을 크게 부를 수 없어서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아파트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퇴근 시간이 늘 늦은 우리 부부는 저녁을 먹고 나면 이미 밤이 깊어서 찬송가를 한 곡 부르고 싶어도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어서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 음정을 맞추어 한 곡을 부를라치면 어머님께서 금방 제동을 거신다. "밤이 늦었꾸마는 밑에 사람 욕한다…." 어머님의 만류에 나오던 목소리는 그만 풀이 꺾여 볼륨이 급속히 줄어들고 만다. 여름에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으로만 보자면 아파트에 살고 싶..
2008.11.25 -
황사
황사가 하늘을 덮고 있을 때 하늘은 음울했고 거리는 온통 뿌옇고 답답했습니다. 청명한 하늘, 맑은 공기, 찬란한 햇빛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황사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고마움을 모르고 예사로 또 너무나 가볍게 여겼던 것들에의 미안함을 지닌 채 아침 창밖을 한참 내다보았습니다. <오늘은 황..
2008.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