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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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홀로서기를 할 때 부모 가슴은 아려오는 모양입니다.
딸자식 곱게 기르다가 시집 보낼 때의 부모 심정을 딸을 시집 보내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만 이번에 소망이에게 자취방을 얻어 주고 혼자 살 수 있도록 준비를 해 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그 심정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3년 전, 평창동 예고 옆에 하숙을 시킬 때, 하숙방에 옷이며 책상을 들여놓고 대구로 내려 올 때도 마음이 영 허전하고 안되었더니 봉천동에 원룸을 세 얻어서 밥솥이며 밥그릇, 도마, 대야, 이부자리등 생활도구들을 장만해 주고 오면서 느꼈던 그 기분, 가슴속에서 싸하게 번지던 아릿함은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내가 먼저 내려오고 아내가 하루 더 머물러 있다가 내려 왔는데, 아내가 내려와서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또 한번 마음을 후비고... 밥하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솥에다 쌀을 씻..
2008.11.25 -
박해숙 권사 취임식에 참석하고
낮에 책상 위에 둔 휴대폰이 울려서 받았더니 총각 때 한 교회에서 같이 신앙생활 하던 박해숙 집사였다. 같은 대구에 살면서도 통 소식이 없었는데, 재 작년쯤이었던가 무슨 목욕할 때 사용하는 상품을 팔고 있다며 찾아왔기에 만났었는데 몇십 년 만의 만남이었다. 그리고 또 소식이 없다가 오늘 전화가 왔다. 그녀는 서문교회 장로 며느리로 시집을 가서 그런대로 잘살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원래 부지런한 사람이라 애들 다 키워 놓은 지금도 놀지 않고 무언가 하겠다고 설치는 사람이다. 저녁에 교회에서 권사 취임식을 한다면서 와 달라는 말을 해왔다. 아내와 일을 마치고 서문교회로 갔더니 축하객이 많이 와서 큰 교회당이 빈자리가 없었다. 예배가 끝나고 우리는 박 권사 가까이 찾아가서 축하 인사를 했다. 처녀 시절 박 권..
2008.11.25 -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주신 뜻은
아침에 직장예배를 인도하러 오신 조 목사님께서 말씀가운데 들려주신 고, 최재식 집사의 갑작스런 죽음은 다시 한번 인생의 짧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최 집사는 올해 48 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갔는데, 내가 어렴풋이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조 목사님께서 개척을 하실 초기에 그 교회부근에 같이 전도하러 다닐 때에 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그나마 봉사하던 사람이 먼저 가버려서 남은 유족들 뿐 아니라 조 목사님께서 마음이 여간 안타깝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아까운 사람이 간 것입니다. ' 한번 왔다가 가는 것이 인생인데 가고 난 후 무엇을 남길 것인가? ' 나는 오늘 내내 생각해봤습니다. 무엇을 남기는가에 따라서 그 인생의 가치, 평가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아 곁에 있을 때..
2008.11.25 -
아들 소망이에게 보내는 편지
소망아! 이번에 네가 바라던 대로 서울대에 합격을 하게 되어서 얼마나 기쁘냐? 이옥희 선생님께서도 또 얼마나 기뻐 하시겠느냐? 아빠도 무척 기쁘다. 오늘이 있기까지 네가 열심히 연습을 하고 공부한 보람이 있구나. 그러나,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제일 큰 것 같구나. 3년 전, 네가 서울예고에 ..
2008.11.25 -
주는 나를 건지시는 나의 주...(그 후 이야기 )
그 일주일이 지난 오늘 아침에 교회로 가는 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믿음이가 오후 청년 요셉 예배 실황을 캠코더로 좀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해서 옷을 먼저 다 차려입은 나는 카메라를 가지러 갔습니다. " 내 갔다 올 테니까, 9시 50분까지 아래로 내려와...꼭 시간 지켜야 돼..." 했더니 아내가 " 10시까지, 10 시까지..." 하며 시간을 흥정하더라구요. 그래도 나는 9시 50 분을 우겼습니다. 그래야 10시쯤에 출발 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 안 돼.! 9시 50 분까지 내려와. 믿음아 너도 알았지?" 이때, 아내와 믿음이는 교회에 갈 준비가 영 덜 되어 있었습니다. 아내의 화장 시간을 알고 있어서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단단히 작심한 사람처럼 선포하듯 말했습니다. 내가 캠코더를 가지..
2008.11.25 -
주는 나를 건지시는 나의 주, 나의 여호와. (上)
오늘 아침, 교회 가는 길에 자칫하면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낼 뻔했습니다. 주일 아침이면 반복되는 일임에도 아내와 믿음이는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습니다. 약속된 성가 연습 시간은 10시부터입니다. 10시까지는 교회 연습실을 들어서야 하는데 우리 세 사람은 늘 지각합니다. 전에 내가 본 성가대 지휘를 할 때도 제시간에 가지를 못했습니다. 10시 20분쯤 되어야 도착하곤 했습니다. 아내와 믿음이 때문입니다. 아내와 믿음이는 다른 사람이 더러 10시 20분께 오고 어떤 이는 30분에도 오기 때문에 그 시간에 가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거리낌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고쳐야 할 습관이라고 나는 생각하지요. 같은 지휘자로서 늦게 들어선다는 것은 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좀 일찍 가자고 항상 말해..
2008.11.25